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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3.04 18:06 수정 : 2006.03.04 18:06

4일 오후 서울역 인근 한국철도공사에서 노조의 파업철회 발표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철 사장이 "이번 파업은 국가 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입혀 노사 모두를 패배자로 만들었다"며 "앞으로 법과 원칙이 지켜지는 새로운 노사관계를 정립할 수 있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공사 "늦었지만 다행"…노조원들 `허탈'


한국철도공사 노조가 4일 오후 산개투쟁을 중단하고 업무복귀를 선언하자 철도공사 측은 반겼지만 상당수 노조원들은 `어쩔 수없는 결정'이라는 반응 속에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철도노조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조합원 1천여명이 모인 가운데 서울 용산역 앞에서 결의대회를 갖고 현장복귀 방침을 밝혔다. 사실상 파업을 철회한 셈이다.

이번 주말이 사태 해결의 고비라며 내심 파업 철회를 기대했던 공사 측은 예상보다 빠른 노조의 업무복귀 결정에 대해 "늦었지만 다행"이라며 환영했다.

철도공사 관계자는 "예년의 경우에는 조합원의 업무복귀율이 70% 이상은 돼야 통상 파업철회 결정이 내려졌는데 이번 파업은 50% 정도의 복귀율을 기록한 상태에서 업무복귀 결정이 내려져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나흘째 파업을 강행한 노조원들은 파업지도부가 무기력하게 사실상 `백기투항'을 한 데 대해 실망과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파업을 이끈 지도부는 사실상의 항복을 의식한 듯 조합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드러내면서 비장한 표정으로 투쟁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용산역앞 집회에서 김영훈 노조 위원장 대신 업무복귀를 선언한 김정민 철도노조 서울지역 본부장은 단상에서 다소 울먹이며 격앙된 목소리로 "현장복귀를 결정했지만 해고자 복직 등 향후 투쟁은 계속된다"고 외쳤다.


상당수 조합원들은 김 본부장의 업무 복귀 선언에 앞서 이미 오전에 지도부로부터 업무복귀 방침을 전해들었기에 별 동요없이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한 조합원은 "오늘 오전에 민주노총에서 파업 철회 지시가 내려왔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며 "업무복귀를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조합원들이 적지 않아 보인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일 오후 서울 용산역 광장에서 철도노조원들이 지도부의 파업중단과 업무복귀 명령을 전달받은 뒤 해산에 앞서 박수치며 철도상업화 철회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일부 조합원들은 백기투항에 대해 실망과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집회에 참가한 노조원 이모씨는 "노조는 이미 수족이 다 잘리고 눈마저 먼 최악의 상황으로 자존심이고 뭐고 다 잃어버렸고 완전히 패배했다"며 "준비가 미흡했다 하더라도 이렇게 끝날 줄 몰랐고 국가공권력이 이렇게 셀 줄 몰랐다"고 안타까워 했다.

조모(54)씨도 "지도부의 현장 복귀 결정은 조금 쉬었다가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가는 것으로 사실상 파업 철회나 다름없다. 아쉬움이 많지만 우선 복귀해 살고 봐야지 향후의 미래를 기약할 수 있을 것"이라며 훗날을 기약했다. 한편 용산역 집회에 모인 조합원 1천여명은 오후 3시30분께 모두 자진 해산해 대부분 현장에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제성 조성미 기자 jsa@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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