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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3.09 19:07 수정 : 2006.03.09 23:49

케이티엑스 승무지부 조합원 350여명이 9일 오후 6시부터 서울 용산구 한국철도공사 서울사무소 1층 로비와 2층 복도 등에 들어가 이철 철도공사 사장 면담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정용 기자 lee@hani.co.kr

KTX 여승무원 350명 철도공사 점거 농성
이철 사장과 면담 요구…공사는 “선복귀 후협상”

[6판] 케이티엑스(KTX) 여승무원 350여명이 9일 오후 6시께 서울 용산구 한국철도공사 서울지역본부 1층 로비 등을 점거하고 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은 “문자메시지로 해고 통보하는 철도유통의 횡포에 항의하기 위해 농성을 선택했다”며 “배후에서 이를 지휘하고 있는 이철 철도공사 사장의 면담이 이루어질 때까지 무기한 농성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사는 경찰에 시설보호를 요청하는 한편 “10일 오후 시한까지 복귀하면 위탁사 정규직으로 채용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고용을 보장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여승무원들은 이날 철도유통으로부터 ‘이미 직위해제된 여승무원 70명은 10일 오후 6시까지 업무에 복귀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하고 나머지 여승무원들은 추가적으로 직위해제 하겠다’는 문자메시지를 통보받았다. 경찰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3개 중대를 현장에 배치해 놓았다.

철도파업은 끝났는데도 대부분의 케이티엑스 여승무원들이 이처럼 일터로 돌아가지 못하고 차디찬 시멘트 바닥 위에서 농성과 파업을 계속하는 데는 근본적으로는 비정규직 노동자란 그들의 처지 때문이다. 소속된 한국철도유통(옛 홍익회)과의 계약기간이 끝난데다 새로 승무사업을 위탁받은 케이티엑스 관광레저가 신규 채용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사정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사실 이들에게 지난 1~2년의 비정규직 생활은 차별과 서러움 그 자체였다. 강혜련(27)씨는 “입사 공고 때 ‘공무원에 준하는 대우’를 해주겠다고 했지만 휴일 보장도 안 되고, 생리해서 아프면 병가를 내야 하는 값싼 비정규직일 뿐이었다”며 애써 울분을 삼켰다. 강씨는 “인력이 부족하다고 하니 회사 쪽은 ‘3인 승무가 원칙이지만 2인 승무를 하라’고 했다”며 분개했다.

여승무원들은 철도공사 자회사인 한국철도유통 소속 계약직이었다. 철도공사는 케이티엑스 여승무원 위탁사업권을 자회사인 케이티엑스 관광레저로 넘기고 여승무원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해 주겠다고 제안한 데 이어, 지난달 27일 자사 홈페이지에 여승무원 모집공고를 냈다.

하지만 여승무원들은 이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 정지선(27)씨는 “케이티엑스 관광레저는 지난해 말 감사원으로부터 부실 경영을 이유로 퇴출 권고를 받았다”며 “위탁업체에 정규직으로 들어가도 언제든지 잘릴 수 있는 ‘무늬만 정규직’밖에 될 수 없다는 걸 2년간 경험으로 알게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공성이 강한 철도에 값싸고 편하다는 이유로 비정규직 고용을 한다는 건 승객들의 안전을 내팽개친 것이나 다를 바 없다”는 케이티엑스 여승무원들. 그들은 “간접고용 비정규직 여성이라는 현실이 바뀌지 않는 한 노동자로서 삶의 질도, 철도의 공공성도 꾀하기 힘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들이 투쟁을 계속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공사쪽 제안은 무늬만 정규직”
“KTX관광레저, 언제든 해고 가능…승객안전 해쳐”

시인·화가·영화인 등 문화예술인들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연 ‘비정규직 차별 철폐를 위한 문화예술인 1800인 선언’ 행사에 참석한 한 케이티엑스 여승무원이 회견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1판] 철도파업은 끝났건만 대부분의 케이티엑스(KTX) 여승무원들은 일터로 돌아갈 수 없다. 비정규직이라는 굴레를 벗어나려 지난달 24일부터 길거리에 나왔지만 그들은 여전히 비정규직 노동자일 뿐이다. 한국철도유통(옛 홍익회)과의 계약기간은 만료됐고, 새로 승무사업을 위탁받은 케이티엑스 관광레저에서는 신규채용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 미래가 불투명하다. 이미 직위해제된 여승무원 70명은 한국철도유통으로부터 10일까지 업무에 복귀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통보도 받았다. 여승무원들은 파업을 그만두면 사실상 돌아갈 일자리가 없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 속에 9일에도 철도공사 서울지역본부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아직 앳돼 보이는 이들에게 지난 1~2년의 비정규직 생활은 차별과 서러움 그 자체였다. 강혜련(27)씨는 “입사 공고 때 ‘공무원에 준하는 대우’를 해주겠다고 했지만 휴일 보장도 안 되고, 생리해서 아프면 병가를 내야 하는 값싼 비정규직일 뿐이었다”며 애써 울분을 삼켰다. 강씨는 “인력이 부족하다고 하니 회사 쪽은 ‘3인 승무가 원칙이지만 2인 승무를 하라’고 했다”며 분개했다.

여승무원들은 철도공사 자회사인 한국철도유통 소속 계약직이었다. 철도공사는 케이티엑스 여승무원 위탁 사업권을 자회사인 케이티엑스 관광레저로 넘기고 여승무원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해주겠다고 제안한 데 이어, 지난달 27일 자사 홈페이지에 여승무원 모집공고를 냈다.

하지만 여승무원들은 이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 정지선(27)씨는 “케이티엑스 관광레저는 지난해 말 감사원으로부터 부실 경영을 이유로 퇴출 권고를 받았다”며 “위탁업체에 정규직으로 들어가도 언제든지 잘릴 수 있는 ‘무늬만 정규직’밖에 될 수 없다는 걸, 2년간 경험으로 알게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공성이 강한 철도에 값싸고 편하다는 이유로 비정규직 고용을 한다는 건 승객들의 안전을 내팽개친 것이나 다를 바 없다”는 케이티엑스 여승무원들. 그들은 “간접고용 비정규직 여성이라는 현실이 바뀌지 않는 한 노동자로서 삶의 질도, 철도의 공공성도 꾀하기 힘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들이 투쟁을 계속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편, 철도공사 쪽은 “케이티엑스 관광레저 감사보고서는 지난해 4~6월 상황에 대한 것”이라며 “지난해 흑자로 전환되고 앞으로 관광과 운송 부문을 연계할 경우 계속 흑자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일주 기자 pear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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