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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3.17 17:57 수정 : 2006.03.17 17:57

시민단체, 임금동결 등 고통분담에 나서야 ‘쓴소리’
노사 변화여부에 경제계 등 전국민 주목

한 시민단체가 현대자동차의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현대차노조가 임금동결 등 고통분담에 나서야한다고 촉구해 주목받고 있다.

시민단체가 대기업 노조를 상대로 기자회견과 공개 규탄집회를 여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앞으로 국내 노동계와 재계를 대표하는 현대차 노사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실사구시(實事求是)에 기초한 선진국가를 이룩하겠다며 지난해 발족한 시민단체인 선진화정책운동(공동대표 서경석 목사)은 17일 오후 울산 북구 양정동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 앞에서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현대차노조 규탄집회를 가졌다.

서 목사는 성명을 통해 "노조는 코 앞의 이기주의가 아닌 멀리 바라보는 이기주의를 추구해야 한다"며 "몇년간 임금을 동결하고 연말에 여유가 생기면 그 때 성과급을 받는 등 생산성 향상을 위해 적극 노력해 달라"고 촉구했다.

서 목사는 또 "환율하락 등 지금의 현대차 위기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열쇠는 노조가 쥐고 있으며, 현대차의 경쟁회사인 일본 도요다는 4년째 임금을 동결했다"고 지적, "노조의 방향 전환 없이는 회사도, 나라도, 국민도 살 수 없고 여러분도 살 수 없다"고 모두의 상생을 주장했다.

서 목사는 앞서 14일에도 홀로 울산을 방문, 지역 시민단체와 언론사를 상대로 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은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 단체 관계자는 "우리가 나서게 된 것은 현대차 노사관계의 향배에 따라 대기업 노사관계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점과 생산적.협조적 노사관계로 전환하지 않으면 우리나라에 미래가 없다는 점, 그리고 현대차의 문제는 곧 국민의 문제라는 시각에서 출발됐다"고 밝혔다.

또 서 목사는 외부의 양심세력으로서 이번 회견과 집회를 통해 현대차노조에 도덕적 압력을 넣는 것이라고도 했다.

이 단체는 이와 함께 "현대차 노동자는 6천만원이 넘는 평균 연봉을 받고 있는데 이는 그 동안 노조의 계속적인 임금인상 투쟁에 경영진이 굴복해 왔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현대차 측도 환율이 10원 내려가면 1천340억원이 손해나는데 최근 환율이 50원 이상 떨어진 970원선까지 주저앉아 이미 6천700억원대의 매출손실이 예상되는 등 현재 환율파고에 따른 타격이 엄청난 실정이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04년 이후 유가가 계속 올라 미국 등지에서의 판매 증가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률은 지난 3년 연속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의 힘겨운 경영을 하고 있어 경쟁력 강화를 위한 특단의 노력이 필요한 때라는 입장이다.

현대차가 환율하락에 따라 입는 직접적 타격은 76%에 달하는 높은 수출 의존도에 있지만 이를 만회할 만큼 내수시장의 회복세가 나타나지 않고 있어 현대차로서는 당분간 생산원가와 제조비용을 낮춰 경쟁력을 되찾는 뼈를 깎는 노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지난달 22일과 25일 현대.기아차 과장급 이상 임직원들이 환율하락과 유가 인상, 원자재 문제 등 대내외적 경영환경의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임금동결을 선언하는 등 '위기극복을 위한 결의대회'를 갖기도 했다.

선진화정책운동은 이 같은 노조의 고통분담 요구와 더불어 현대차 회사도 협력업체에 대한 단가인하 요구를 감내할 수 있는 수준까지로 하고 경영진도 투명경영을 통해 노조가 고통분담의 불가피성을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이 단체의 주장에 대해 현대차노조는 "선진화정책운동 단체의 이기주의 망언 집회"라며 "대응할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으며, 금속노조 울산지부는 "회사와 경영진에 먼저 고통분담을 할 것"을 촉구하는 등 반발했다.

한편 이 단체는 앞으로 노사의 고통분담 노력을 지켜보고 다음달 중 2차 회견과 집회를 예고하는 등 압박하고 있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을 앞두고 있는 현대차 노사가 어떤 변화된 자세를 보일 지 경제계 등에서 주목하고 있다.

장영은 기자 (울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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