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4.17 20:45
수정 : 2006.04.17 20:45
조합원 80만여명…합법화 뒤 처음 한국노총 제쳐
민주노총이 조합원 수에서 한국노총을 제치고 이번주 ‘제1노총’으로 등극한다. 민주노총은 14만명의 전국공무원노조가 오는 20일 가입원서를 내고 공식 승인을 받을 예정이라고 17일 밝혔다.
노동부가 집계한 2004년 말 현재 조합원 수를 보면 민주노총이 66만8천여명으로 한국노총 78만183명보다 적었지만, 공무원노조 14만명이 가입하면서 조합원이 80만8천여명으로 대폭 늘어 국내 최대 노동단체로 떠오르게 됐다. 민주노총이 조합원 수에서 한국노총을 앞선 것은 1999년 합법화 뒤 처음이다.
한국노총은 88만8천명에 이른 99년 이후 2000~2002년 87만명대를 유지하다 2003년 83만, 2004년 78만명으로 꾸준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민주노총은 99년 56만, 2000년 61만, 2001년 64만, 2002년 68만명으로 지속적으로 늘어나다 2004년 66만명으로 처음 줄었지만 이번에 80만명을 돌파하게 됐다.
민주노총이 제1노총으로 오르면서 노동계에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김정한 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대공장노조 중심으로 이뤄진 민주노총이 파업 영향 등 실질적인 힘과 함께 양적인 면(조합원 수)에서도 우리나라 최대 노동단체로 부상하게 됐다”며 “특히 기존 전교조, 궤도노조(철도·지하철 등)에 공무원까지 가세하면서 민주노총이 공공부문 노사관계를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당장 조합원 수에 비례해 결정되던 중앙노동위원회 노동자 위원 등 각종 정부위원회 위원 배정에서 민주노총 지분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 살림살이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공무원노조는 올해 민주노총에 의무금으로 7억6천여만원(9개월치)을 납부할 예정이며 내년부터는 10억원 이상을 낸다. 민주노총의 올 예산이 60억원을 조금 넘는 수준임을 고려하면 약 15%를 차지하는 비중이다.
이수봉 민주노총 대변인은 “공무원노조가 민주노총에 가입하는 20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후 계획 등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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