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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5.08 19:32 수정 : 2006.05.08 22:01

11면

최근 2년 사이 질 좋은 상용직 일자리가 11만개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만큼의 일자리가 임시·일용직 같은 열악한 조건의 비정규직으로 대체된 것으로 볼 수 있어, 일자리 질의 지속적인 하락 추이를 드러낸 사례로 풀이된다.

노동부가 8일 발표한 2006년 2월 노동통계조사 결과를 보면, 올 2월 상용노동자 5인 이상 사업체에서 퇴직한 상용노동자는 16만2천명으로 같은 기간 채용된 상용노동자 15만1천명보다 1만1천명이 더 많았다. 2월 한달에만 1만1천명의 상용직 노동자가 실업자가 되거나, 임시직과 일용직, 4인 이하 사업장 등으로 하향이동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상용노동자 중 퇴직자가 채용자를 초과한 달수는 2004년 1월~2006년 2월 사이 26개월 가운데 17개에 이르렀다. 반면 채용자가 퇴직자보다 많았던 건 2004년 2·3월과 2005년 1·3·4·7·9·11월, 2006년 1월 등 아홉 달에 그쳤다. 특히 같은 기간 채용이 퇴직보다 많았음을 의미하는 채용 초과자 수와 퇴직이 채용보다 많았음을 뜻하는 퇴직 초과자 수를 누계한 결과, 전체적으로 퇴직자가 채용자보다 11만명 많았다. 5인 이상 사업체의 상용직 일자리가 그만큼 줄어들었음을 뜻한다. 연도별로는 2004년 퇴직 초과자가 8만명으로 가장 많았고, 지난해 2만7천명, 올해 들어 1~2월 두달 동안 3천명이었다.

이들 가운데 다수는 실업자가 되기보다는 임시직이나 일용직, 4인 이하 사업장 등의 비정규직군으로 옮겨갔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이 집계하는 실업률 통계를 보면, 2004년 1월과 올 2월의 실업률은 각각 4.0%와 4.1%로 큰 차이가 없었다. 그사이에도 실업률은 2004년 2월 4.2%, 지난해 1월 4.2%, 올해 1월 3.7% 등으로 3~4%대를 오르내렸다. 이병직 노동부 노동통계팀장은 “5인 이상 사업체 근로자들이 임시·일용직이나 4인 이하 사업장 등으로 옮겨가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기업체에서 퇴직에 따른 노동력 감소분을 동질적인 상용직이 아닌 임시·일용직으로 채우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장은 “현단계 노동문제의 축이 ‘고용 없는 성장’이 아니라 비정규직 증가로 대변되는 ‘일자리 질의 악화’에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한편, 올 1~2월 상용직 1인당 월평균 임금총액은 254만3천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 올랐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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