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부 구속엔 작전 필요”
‘(노조 위원장을) 구속시키려면 작전이 필요하다.’ ‘노조위원장이 노조를 장악했는지 알아야 한다. 첩자가 필요하다.’ 지난 2월21일 강원도 강원지방공무원교육원에선 1시간30분 동안 이런 식의 ‘막말’들이 난무했다. 노조활동에 대한 편견을 부풀리는 내용과 불법의 선까지 넘나드는 비정상적 노사교섭 방법들이 곳곳에서 언급됐다. 공무원노조와의 단체교섭에 앞서 열린 간부 노사관계 교육 현장이었고, 강사는 전교조 대응을 담당했던 이아무개 교육인적자원부 과장이었다. 지난해 교육부 교직단체지원과 과장으로 있다 휴직하고 지금은 한양대학교 초빙교수 신분이지만, 내년엔 다시 복직할 예정이다. 전교조 대응 담당했던 교육부 과장이 강의“돈으로 내편 만들어야”등 불법 발언 쏟아져 당시 강연 녹취록을 보면, 이 과장은 전교조와의 교섭을 담당했던 자신의 경험에서 많은 발언들을 끌어냈다. 그는 전교조를 예로 들며, “민주교육 인간교육이면 남의 말도 잘 들어줘야 하는데, 이 놈들만큼 남의 말 안 듣는 사람이 없다. 솔찍히 까놓고 말하면 아주 질이 나쁘다”고 폄하했다. 또 교사들이 전교조에 가입하는 이유로 “심리적으로 안티 개념이 있는 사람들이 많이 들어간다”거나 “호기심”과 “보험드는 차원” 등을 든 뒤, “조직의 퇴출 1호, 공무원해서는 안되는 사람, 선생하면 안되는 사람들이 있다. 제일 문제는 그 사람들은 강한 조직으로 들어간다”고 말했다. 노조에 대해서도 “노조는 기본적으로 막말로 빨갱이다, 좌파다”라고 규정하는가 하면, “부자집 사람들이 운동권인 경우는 드물다”고도 했다. 노조와의 교섭대응 방식을 설명하면서도 수준 이하의 발언들이 쏟아졌다. 전교조와의 교섭경험을 예로 들면서 “제가 전교조 위원장을 구속시킨 적이 있다. 구속시키려면 작전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노조의 농성투쟁에 대해선 “텐트치면 자기들은 재미있다. 노조 사무실 가만 있으면 심심한데, 텐트 치면 여러 사람들이 와서 격려도 해주고, 소주 먹고 재미있다. 그런데, 조합원들 위해서 하는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노조 대응방법의 하나로 ‘첩자’를 둬 노조 결정에 개입해야 한다는 불법행위를 거론하기도 했다. “(이런) 소리 했다가는 부당노동행위라고 하겠지만 첩자가 필요하다. 노조 위원장이 노조를 장악했는지 안 했는지 알아야 한다. 그럴 때 반대편도 내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집행위원회 할 때, 대다수 의견이 내 쪽으로 모아지기 때문이다.” 또, “예산과장 있으면, 노조 담당자에게는 돈 많이 줘야 한다”며 “술로 해결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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