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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7.21 05:47 수정 : 2006.07.21 09:27

농성장 빠져나가는 노조원들. 포항 건설노동조합이 20일 밤 자진해산을 검토했다가 번복한 이후, 일부 조합원들이 이날 자정께 경찰이 지켜보는 가운데 본사 로비를 빠져나오고 있다. 포항/ 김경호 기자

새벽 4시 경찰 200명 투입… 지도부 등 128명 연행


지난 13일부터 9일째 계속된 포항건설노조의 포스코 본사 건물 점거농성이 9일만에 막을 내렸다.

경찰은 21일 오전 5시께 남아있던 노조원 1700여명이 모두 건물을 빠져나와 상황이 종료됐다고 21일 밝혔다. 노조원들은 밤 11시 이후 30∼40명씩 무더기로 농성장을 이탈하면서 와해되기 시작, 이날 오전 5시까지 1700여명의 노조원이 모두 나와 포스코 점거사태가 일단락됐다.

경찰은 노조원들이 대부분 빠져나온 이날 새벽 4시께 사복경찰관 50여명을 노조원들이 농성을 벌이고 있던 본사 건물 5~11층에 투입해 현장에서 농성중이던 이지경 노조위원장 등 노조지도부와 노조원 50여명을 연행했다. 이 과정에서 이 위원장 등 노조 지도부와 잔류 노조원들은 경찰과 충돌없이 순순히 연행에 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날 새벽 농성장에서 빠져나온 노조원들을 모두 붙잡아 본사건물 1층 로비에서 신분확인 절차를 거친 뒤 귀가시켰으며, 이가운데 수배중이거나 적극 가담자 128명을 연행했다. 체포영장이 발부된 21명 가운데 17명이 체포됐으며, 나머지 4명은 현장에 없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농성장에서 이탈한 노조원들은 “사수대와 지도부가 새벽 1시를 전후해 노조원들이 농성장을 이탈하는 것을 더 이상 제지하지 않았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포항지역 건설노조원들의 포스코 본사 점거사태가 종료된 21일 오전 이지경 포항건설노조위원장(앞쪽) 등 노조집행부가 경찰에 체포돼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앞서 노조는 20일 저녁 8시께 자진해산 방침을 정하고 본사 건물 5층에 쳐놓은 바리케이드를 걷어낸 뒤 1700여명의 노조원이 건물 밖으로 나올 계획이었으나, △농성 노조원 안전귀가 보장 및 사법처리 최소화 △교섭 완료 때까지 노조 지도부 18명에 대한 체포 유보 △민·형사상 손해배상 소송 자제 등의 요구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자진해산을 유보한 채 경찰과 대치에 들어갔다.

이런 와중에 이날 밤 11시께부터 노조원 100여명이 건물 배관이나 환풍구 등을 이용해 농성 현장인 5층에서 4층으로 빠져나오면서 노조원들의 현장 이탈 조짐이 겉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

이에 앞서 경찰은 20일 오전 보도자료를 내어 “원만한 사태 해결을 위해 자진해산을 유도했으나, 건설노조 지원집회가 갈수록 과격해지고 불법점거로 말미암은 국가적 손실과 시민의 피해를 좌시할 수 없어 강제진압 계획을 곧 단행키로 했다”며 사실상 강제진압을 최후통첩했다.

정태호 청와대 대변인도 이날 이병완 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1일상황점검회의 브리핑을 통해 “노조가 노사협상의 직접 당사자가 아닌 포스코의 본사 건물을 폭력적 방식으로 점거한 것은 명백한 불법행위이자 기업경영을 해치는 중대한 일”이라며 “정부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하고 단호하게 대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혀 강제진압 방침을 뒷받침했다.

경찰은 이미 강제해산을 위한 도상훈련을 마쳤으며, 특공대원을 실은 대형 컨테이너 박스를 크레인으로 포스코 건물 옥상에 투입해 농성장에 진입시키는 방안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경찰은 22일 포항에서 열릴 예정인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를 앞두고 이날 조기 해산방침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포항/박영률 기자 A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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