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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지역 건설노조원들의 포스코 본사 점거사태가 종료된 21일 오전 노조원들에 의해 파손된 5층 유리창이 9일동안의 상흔(傷痕)으로 남아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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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급해진 경찰은 30여분 뒤 다시 안내방송을 통해 거듭 점거농성을 풀 것을 호소했다. 2창 방송이 나간 뒤 노조원들 사이에서 동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노조원들 대부분은 농성을 풀고 빠져나가려고 했으나 집행부 등 일부 노조원들이 쇠파이프로 무장한 채 길목인 5층 계단을 가로막았다. 대치가 계속되다 밤 10시가 되면서 노조원들의 이탈 물결은 시작됐다. 계단이 막히자 노조원들은 환풍구과 배관을 타고 필사의 탈출을 감행했다. 노조원의 이탈이 계속되자 경찰은 밤 11시께 3차 안내방송을 했으며 이때부터 노조 집행부는 통제력을 상실했다. 자정께 복도 장애물이 완전히 제거되면서 5층부터 12층까지 점거하고 있던 노조원들은 계단에 길게 줄을 선채 자신이 나갈 차례를 기다렸다. 경찰은 질서유지를 위해 노조원 20~30명씩을 1층 로비로 내려보냈으며 간단한 신상조사를 마친 노조원 대부분은 그리운 집으로 돌아갔다. 경찰은 집행부를 제외한 노조원들이 모두 나왔다고 판단된 21일 오전 4시께 집행부 진압에 나섰으며 별다른 충돌없이 이지경(39) 포항건설노조 위원장 등 집행부를 검거했다. 진압 2시간여 후인 오전 6시10분께 이 위원장 등 집행부가 경찰과 함께 1층 로비로 내려오면서 1천530명의 11시간여동안 탈출행렬이 마감됐다. (포항=연합뉴스) 특별취재팀 har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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