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가 현세 인간들의 삶의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고, 종교 또한 보다 나은 내세를 위해서 각각의 종교 교리에 입각한 현세의 삶에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어차피 양자의 관계는 떼어 놀래야 떼어 놓을 수가 없는 불가분의 관계라고 봐야 할 것이다. 실제로 미국의 노예해방 운동과 인권 운동의 역사에서 종교지도자들의 역할은 새삼 언급할 필요조차 없을 만큼 지대했으며, 우리 대한민국이 일제 식민통치에서 벗어나기 위한 독립운동을 할 때도 각 종교 집단들의 역할은 엄청난 것이었다. 그러나 해방 이후, 특히 5.16 군사 쿠데타 이후의 일부 기독교 목회자들은 사랑의 마음으로 자유, 평등, 박애의 정신을 구현하기 위해, 독재정권과 투쟁하는 인권운동에 앞장섰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독재 세력과 야합하여, 독재 세력의 존재 기반을 제공해 주면서, 독재 권력을 자신들의 교세를 키워 나가는 수단으로 삼았다. 특히 카톨릭의 수장이라 할 수 있는 김수환 추기경은 군사독재 치하에서 독재타도의 선봉에 서기를 거부하고, 독재정권과 민주세력간에 교묘한 외줄타기를 해 왔기에 그의 교묘한 처세술에 탄복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결국은 친한나라당 발언을 함으로써 그의 정체를 만천하에 드러낸 바가 있다. 그는 한나라당의 강재섭 대표와의 비공개 면담에서 "한나라당에 대통령 후보가 여러 명 있어 불안하다. (차기 대선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는 것보다 정권교체가 잘 되는 것이 중요할 수도 있다.....국민이 믿을 곳은 한나라당밖에 없다는 생각을 갖게 잘 해달라.....(노무현 대통령)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이종석 통일부장관은 아슬아슬하고 한·미 관계는 불안하다. 미국없이 통일을 할 수 있겠느냐. 우리끼리 할 수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는가 하면, 사학법 재개정 논란에 대해서도 "문제가 되는 사학도 있지만 수적으로 얼마 되지 않는다.(정부가)왜 문제를 만드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하여서, 김 추기경 스스로가 독재세력의 후예인 한나라당을 지지하고 있음이 밝혀져서, 군사독재 정권하에서의 그의 모호한 행보가 결코 이상한 것이 아니었음을 입증했다. 김추기경의 한나라당 옹호 발언에 이어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재향군인회, 대한민국성우회 등의 보수단체들과 연합하여 9월 2일 오후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사학법 재개정과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논의 중단을 요구하는 대규모 기도회와 집회를 잇따라 개최함으로써, 종교가 정치에 개입하는 사태에 이르렀다. 외세의 침략이나 식민지 지배 아래에 있을 때, 독재 정권 아래 사회정의가 무너지고 인권탄압이 벌어질 때라면 종교의 정치 참여는 당연하고, 환영받아 마땅할 것이다. 그러나 독재정권 하에서는 조찬 기도회니, 뭐니 하면서 독재 세력들의 주구 노릇을 하다가, 이제 와서 사학법 재개정과 전작권 환수 반대를 주장하며, 한나라당의 당론을 앵무새처럼 따라 연창하는 저들의 행위의 그 어느 곳에서도 종교 지도자들이 가져야 할 자세를 찾아 볼 수가 없다. 전기한 바와 같이 대한민국의 주권을 찾기 위한 독립운동사에서 기독교의 역할은 지대했고, 그들 기도교인들은 일제에게 빼앗긴 주권을 되찾아 오려고 죽음을 불사했으며, 심지어는 '살인하지 말라'는 교리까지 어겨 가면서 항일 투쟁의 선봉에 섰다. 한 나라의 국군 통수권을 그 나라의 지도자가 갖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바로 그 나라가 주권없는 식민지라는 것과 하등 다를 바가 없다. 우리가 위기에 처하여 일시적으로 맡겨 놓은 주권을 되찾아 오는 것을 우리 국민 모두가 만세를 부르면서 기뻐해야 할 일임에도 불구하고, 저들 한나라당이라는 수구 사대 세력은 이를 '김정일 정권에게 나라를 바치는 일'이라고 호도하면서, 전작권 환수문제를 색깔론으로 변질시켜 국민들을 우롱하는가 하면, 비리사학을 척결하여 국가의 백년지대계를 탄탄하게 하려는 사학법 개정안에 대하여 "빨갱이에게 아이들을 맡길 수 없다"라고 주장하면서 이 또한 색깔론으로 변질시키고 있다. 그들이 문제의 본질은 애써 외면하면서 사학법 재개정과 전작권 환수 문제를 이슈화하는 것은, 그들이 아무리 사대, 매국의 엉터리 주장을 하더라도, 결국 '참여정부, 우리당을 빨갱이 정부, 빨갱이당'으로 몰아감으로써 얻는 이익이 더 클 것이라는 확신 때문이다. 불쌍한 것은 얼토당토 않은 한나라당의 주장에 부화뇌동하는 기타 보수단체들의 우두머리들과 아무 생각없이 반복되는 거짓구호를 마치 앵무새처럼 목청높여 따라서 외치는 무뇌아 무리들이다! 한기총의 설립취지문 3항에 따르면, '이제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한국교회에 주신 사명에 충실하기 위하여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으면서 국내외 문제와 교회 안팎에서 일어나는 제반현안에 대하여 의연히 대처하는 본래의 모습을 회복할 것'이라고 밝혀, 한기총이 국내외 정치에서 중도를 표방하고 있는 것을 알 수가 있다 그러나 이제 본래 설립 취지가 심히 훼손된 나머지 수구, 보수, 사대 집단의 앞잡이 역할을 자임하고 있으니, 중도를 멀리 벗어나 극우단체화 하였음이 입증되었다. 따라서, 한기총은 자신들의 잘못을 지금이라도 회개하고 본연의 자세를 찾던지, 그도 아니면 해체해서 국가에 더 이상 해를 끼치지 않도록 해야 마땅할 것이다! 한기총에 가입한 기독교 단체는 순복음 교회를 포함하여 14개 단체이며, 1998년 현재 산하의 교회수는 35,076개, 교역자수는 42,186명, 신도수는 11,469,361명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집단이다. 그들 교역자들이 기독교 본래의 순수성을 배신한 채, 군사독재의 후예 정당과 야합하고, 주권을 돌려 받자는 참여정부의 방침에 대항하는 것은, 인권신장을 목표로 하는 기독교 교리에도 위배될 뿐만 아니라, 우리 조국의 주권을 되찾기 위해서 흘린 애국 기독 선열들의 성스러운 피를 모욕하는 망동인 것이다. 그들 교역자들이 기독교의 순수성을 짓밟고서, 독재후예당의 전위 부대 역할을 하면서, 무려 11,000,000명에 달하는 신자들 앞에서 요사스런 사대, 매국의 설교를 행할 것을 생각하면 등허리에 식은 땀이 흘러 내린다. 악마에게 영혼을 팔지 않았다면 결코 독재후예당의 주구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니, 그들을 하나님이 보내 주신 구원의 사자로 오인한 나머지, 그들의 악마같은 속삭임에 대해서 "할렐루야!"를 외칠 신도들이 가련할 따름이다. 좌에도 흐르지 않고, 우에도 흐르지 않을 것을 선언해 놓고서, 남북간에 더 이상 동족 상잔의 비극이 발생되지 않도록, 평화, 공존의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참여정부를 좌파라고 매도하고, 북한 정권을 괴멸시키는 것만이 남북통일의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하는 저들 한나라당의 주장에는 환호하니, 어찌 한기총을 중도 단체라고 할 수가 있겠는가? 그들의 주장대로 북한 정권을 괴멸시키기 위해 무력통일을 하려 하면 조국의 산하에 넘쳐 흐를 동족의 피는 어찌 할 것이며, 굶겨 죽여 없애자는 주장대로라면, 막상 타도의 대상인 김정일 이하 공산당원들은 호의호식하는 가운데, 먼저 굶어 죽어 갈 동포들은 어찌할 것이며, 설령 내란이 일어나 통일이 된다 할지라도 남쪽을 향해 몰려 올 수많은 북쪽 난민들을 어찌하려 하는가? 아무 대안도 없이 앵무새처럼 똑 같은 주장을 하며, 오직 국민들의 반공 알레르기만을 자극하는 짓들을 하면서도 어찌 그리 부끄러움을 모르는가? 한기총 등은 부쉬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대다수 국민들은 한미연합사령부의 해체를 원하지 않는다"라며, "북한 핵무기와 남침 위협이 사라질 때까지 전작권을 현 체제대로 유지할 수 있도록 배려해 달라"고 호소함으로써, 자주국가의 안보를 그들의 어버이 국가에서 맡아 달라고 청원하는 천추에 길이 남을 망언, 망동을 하였다. 그들이 하나님과 역사와 민족, 그리고 순국선열들에게 범하는 죄악이 얼마나 엄청난 것인지를 깨닫지 못하고 있는 한기총은, 마땅히 하나님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함과 동시에, 스스로 자진해산할 것을 다시 한번 요청하는 바이다!! 함께 살아가는 중프라이즈 바로가기www.joongprise.com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필자, 기자가 참여한 <필진네트워크>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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