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황 인권위원장 부인 "잘해보려고 한 일에도 충돌"
"노인이라고 무시하면 안되지…" 인권위에 쓴소리
사의를 표명한 조영황(65)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의 부인 A씨는 "남편은 위원장 제의가 들어왔을 때부터 그다지 내켜 하지 않았으며 최근 몇달 사이 `젊고 똑똑한 사람이 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말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A씨는 26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자택 앞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인권위원들과 조 위원장의 `불화설'에 대해 "남편이 바깥일을 집에 돌아와 시시콜콜 털어놓는 편이 아니었지만 느낌이 그런 것 같았다"고 말했다.
A씨는 "일을 하다보면 좋은 말을 하는 사람도, 나쁜 말을 하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어서 잘 해보려고 한 일에도 충돌이 있었던 것 같다"며 "노인이라고 무시하면 안되지…"라고 씁쓸해 했다.
조 위원장은 시민단체가 요구사항을 관철하기 위해 인권위원장실을 수십일 간 점거한 일과 관련, "내 스타일과는 맞지 않는 것 같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고 A씨는 전했다.
A씨에 따르면 조 위원장은 25일 전원위원회 도중 사의를 밝히고 오후 4시께 집에 돌아와 가족들에게 `그만뒀다'고 말한 뒤 바로 문상을 하러 가기 위해 집을 나서 현재까지 귀가하지 않고 있다.
조 위원장은 26일 아침 자택으로 전화를 해 출근 의사를 밝혔으나 바로 다시 전화를 걸어 "출근하면 기자들이 기다리는 등 문제가 있을 수 있어서 3∼4일 여행을 갔다가 다음주 월요일 짐을 정리하러 인권위로 가겠다"고 말했다.
조 위원장은 정확한 행선지를 밝히지 않았지만 가족들은 부산이나 노모(88)가 거주하는 고향 전남 고흥으로 향하지 않았나 추측하고 있으며 사흘 전 외국생활에서 돌아온 장남이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남편은 원래 평범하게 살아야 했던 인물"이라며 "인권위원장을 사퇴한 뒤 어려운 사람을 돕는 개인적인 봉사활동을 제외하곤 공직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미 기자 helloplum@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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