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단협 협상 결렬..노조 파업에 사측 대응
2006년 임금.단체협약을 놓고 갈등을 빚어온 효성[004800]의 중공업부문 노사가 전면파업과 직장폐쇄로 맞서면서 조업차질을 빚는 동시에 노사간 갈등도 증폭되고 있다.
20일 부산지방노동청과 경남지역 노동계 등에 따르면 효성 중공업부문은 지난 19일 오후 6시를 기해 경남 창원에 있는 공장 5개 가운데 4곳에 대해 직장폐쇄를 단행한 데 이어 이날 오전 11시를 기해 나머지 1곳에 대해서도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이들 공장에서는 초고압변압기와 차단기, 일반변압기, 전장품, 감속기, 모터 등을 생산하고 있다.
사측은 공시를 통해 지난해 기준으로 볼 때 효성 전체 사업부문 생산액 3조3천300억원 가량 가운데 20.4%에 해당하는 6천780억원에 이르는 이들 공장의 생산이 중단되는 것으로 일단 밝혔다.
다만 사측은 직장폐쇄 단행 시각 이후에도 '성실근무 확약서'를 작성해 제출하는 직원에 대해서는 공장 단지 내 출입을 허용할 계획이며, 비조합원들을 중심으로 공장을 가동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가동해 납기가 급한 공급물량을 맞춰나갈 예정이다.
올 5월2일 첫 교섭을 시작한 노사 양측은 그동안 임금인상률과 단체 협약안 개정, 일부 조항의 신설 등을 놓고 줄곧 평행선을 달려왔다.
협상에서 노조는 기본급 8.25%(12만4천여원) 인상과 단체협약의 66개 조항에 대한 신설 또는 개정 등을 요구했으며 '4대 요구사항'으로 월급제 실시와 58세로의 정년 2년 연장, 조합원 범위확대, 기본협약 체결을 내세우고 있다.
이러한 자체 안에 대한 무조건 수용을 요구하고 있는 노조에 대해 사측은 '기본급 4.24%(6만3천원) 인상' 등을 골자로 하는 안을 제시하며 난색을 표해왔다.
이 회사 내부사정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계속되는 노조의 '게릴라파업'으로 조업차질이 빚어진 상황에서 노조가 성실교섭을 약속하고서도 파업을 재개, 사측이 대화 재개의 의욕을 상실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이어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 가능성이 차단됐다고 판단한 사측이 노조의 전면파업에 맞서 유일한 대응수단인 직장폐쇄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노조측은 사측의 직장폐쇄에 맞서 이날 오전 '출근 투쟁'을 시작으로 전날 오후 예고했던 대로 전면파업에 들어갔으며 이날 낮 공장 정문 앞에서 집회를 연 뒤 부산지방노동청 창원지청 청사 앞까지 가두행진을 벌일 계획이다.
고형규 고준구 기자 uni@yna.co.kr (서울.창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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