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ㆍ학생 압박에 사실상 ‘백기투항’
한국외국어대 직원노조가 6일 오후 2시부로 전면파업을 철회하고 부분파업으로 전환함으로써 사실상 215일 간에 걸친 장기 파업사태가 끝났다.
직원노조는 조합원 가입 범위와 직원 인사ㆍ징계위원회 정족수 문제 등과 관련, 학교측과 합의하지 못하자 4월6일 전면파업에 돌입, 7개월을 끌어왔다.
직원노조는 이날 오후 조합원 총회를 열고 이날까지 파업에 참가 중이던 조합원 144명 가운데 부분파업에 참가할 지도부 25명을 제외한 119명이 업무에 복귀하기로 결정했다.
학교측은 업무에 복귀한 조합원 119명이 7일 동안 업무 적응 기간을 가진 뒤 13일부터 정상적으로 출근하게 된다고 전했다.
노조 관계자는 전면파업 철회 사유에 대해 "파업 장기화로 조합원들이 임금을 받지 못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으며 일단 업무에 복귀한 뒤 교섭을 진행하라는 여론의 압력도 받았다"고 밝혔다.
교수들은 지난달 30일 전체 교수회의를 열어 ▲파업 중인 노조원은 31일 오후 5시까지 무조건 업무에 복귀할 것 ▲학교는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철저히 지킬 것 ▲파업기간 발생한 불법 행위는 엄중 조치할 것 등 내용을 담은 결의문을 채택, 직원노조에 최후통첩을 보낸 바 있다.
4월 6일 파업 돌입이후 도서관 운영과 학생 취업 지원 업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중간고사와 취업시즌을 맞은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는 등 교수 및 학생들의 불만이 가중된 것도 이번 파업 철회 결정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이정철 쟁의위원장이 지난 6월 임기가 만료된 뒤에도 파업을 이끌어왔으나 부분파업으로 전환되면서 위원장직에서 물러남에 따라 11월 중으로 새 쟁의위원장을 선출하는 등 집행부를 다시 꾸린 뒤 교섭을 진행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학교측은 이날 오후 열린 합동처장단 회의에서 ▲무노동무임금 원칙 관철 ▲밀린 임금은 장학금 및 도서관 환경개선에 사용 ▲파업기간 중 불법행위 엄단 등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지만 노조가 전격 전면파업을 철회함에 따라 새로운 대응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다. 학교 관계자는 "업무에 복귀한 직원들의 생계 안정 방안을 포함해 종합적인 사후 대책을 기존 방침에서 벗어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세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지난달 25일 노조원들에게 보낸 업무복귀명령서에서 복귀 시한으로 통보한 10월31일 오후까지 복귀한 44명은 약속대로 선처할 방침이지만 오늘 복귀한 한 직원과 남은 지도부 25명에 대해선 정해진 일정에 따라 징계위원회가 소집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홍정규 기자 zheng@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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