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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11.12 17:33 수정 : 2006.11.12 18:28

민주노총이 주최한 ‘전국노동자대회’가 12일 오후 서울 시청 앞의 서울광장에서 열려, 참가자들이 대정부 요구사항이 적힌 칼을 쓰고 앉아 있다. 민주노총은 노사관계 민주화와 비정규직 권리보장 입법 쟁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저지, 산업재해보상법 전면개혁을 정부에 요구하고, 성실한 답변을 받지 못하면 22일 전면 파업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비정규직법·노사관계선진화법안 대립 속 각각 노동자대회

비정규직법, 노사관계 선진화 방안 등 노동환경의 구조적 변화에 직면한 양대 노총의 분열과 대립이 갈수록 길어지고 있다. 특히 두 노총은 각기 ‘노동자의 이해를 외면한 협조주의적 운동’과 ‘무책임한 총파업 노선’이라며 서로 비난하고 있다.

양대 노총은 국회의 노동법 개정 움직임에 맞춰 전국노동자대회와 총파업 등 장내외 집회와 파업 투쟁을 본격적으로 벌일 계획이다. 하지만 두 노총은 서로 완전히 등을 돌린 채 엇갈린 주장을 펴는 탓에, 정부와 사용자에 대한 명분과 투쟁력 약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먼저 민주노총은 노사관계 선진화 방안 입법저지, 비정규직 권리 보장 등을 요구하며 전국노동자대회·레미콘노조 파업돌입(12일), 4시간 경고파업(15일), 총파업(22일) 등을 예고한 상태다. 한국노총도 대규모 전국노동자대회(25일)를 계획하고 있다. 두 노총 모두 전국노동자대회 등에 10만~30만명의 참여를 예상하고 있다.

민주노총 ‘총파업’ 예고에 한국노총 반발
타협없이 분열 지속…투쟁력 약화 불가피

양대 노총 주장 비교
이처럼 두 노총이 총력전을 예고했음에도 투쟁의 파급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노동계 안팎의 일반적 관측이다. 무엇보다도 노동법 개정을 둘러싼 두 노총의 엇갈리는 이해와 주장이 정면으로 부닥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노사관계 법·제도 선진화 방안’(로드맵)의 경우, 지난 9월11일 한국노총과 경영계·정부는 민주노총이 빠진 상태에서 △노조전임자 임금금지와 복수노조 3년 동반 유예 △직권중재를 폐지하는 대신 필수공익 사업장의 대체근로·필수업무 유지 허용 △부당해고 벌칙조항 삭제 등에 합의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은 “한국노총이 노조전임자 임금을 지키기 위해 다른 노동법을 개악시킨 야합”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반면, 한국노총은 “최선의 현실적 선택”이라고 주장한다.

비정규법안과 관련해서도 두 노총의 견해 차이는 봉합이 불가능할 정도로 벌어져 있다. 민주노총은 비정규직을 보호하려면 사유가 있을 때만 계약직을 고용할 수 있는 ‘기간제 사유제한’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한다. 반면, 한국노총은 “더 개악된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다”며 사유제한을 포기하더라도 ‘불법파견 때 즉시 고용의제’ 등 실리를 챙겨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분열’ 때문에 노동계 전체의 힘이 약화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두 노총 간부들은 “이제는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은 지난달 27일 회원대표자 회의에서 “지금의 분열이 운동 이념과 방식의 차이에서 온 만큼, 타협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길오 한국노총 대변인은 “민주노총이 로드맵, 비정규법안 등 일련의 과정에서 하나도 책임지지 않고 총파업에만 매달리고 있다”며 전투적 노동운동을 비판했다. 이에 우문숙 민주노총 대변인은 “한국노총이 전체 노동계 이익이 아닌 조직논리로만 사안을 판단한다”며 “이로 말미암아 협조주의 노동운동 방식을 택하는 한국노총과는 갈 길이 다르다”고 말했다.


노조 조직률을 해마다 최저기록을 경신하는 가운데, 끝을 알 수 없는 두 노총의 분열과 대립은 노조운동의 위기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12일 오후 서울 시청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민주노총의 ‘전태일 정신계승 총파업투쟁성사‘ 전국노동자대회에 참가한 노동자들. (서울=연합뉴스)

12일 오후 서울 시청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민주노총의 ‘전태일 정신계승 총파업투쟁성사 전국노동자대회‘에서 민주노총 문예단이 파업가에 맞춰 깃발을 휘두르고 있다.(서울=연합뉴스)

12일 오후 서울 시청앞 서울광장에서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리고 있다.(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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