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1.11 19:37
수정 : 2007.01.11 21:58
노조, 새 집행부 선출 무기연기…‘특별교섭’ 협상 압박
사쪽 “성과급 간담회는 가능”…막판 대화 가능성 여지
현대자동차 노조가 회사를 협상장으로 끌어내기 위해 다음달 치를 예정인 금속노조 현대차 초대지부장 선거를 연기했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11일 확대운영위원회 간담회를 열어 초대지부장 선거를 이달 말까지 유보하고 파업 지도부인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꾸리기로 했다. 또 이달 말까지 성과급 삭감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임시 대의원대회를 다시 열어 선거 추가 연기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노조는 이런 안을 12일 임시 대의원대회에 상정할 예정인데 노조 집행부가 10여 현장조직 대표들과 이미 선거 연기에 합의함에 따라 파업 결정이 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노조는 두 차례 교섭요청을 했는데도 “성과급 삭감 문제는 교섭대상이 아니다”라며 대화를 거부하는 회사를 협상장으로 끌어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 노조 내부에는 시무식 폭력사태로 여론이 나쁜 상황에서 파업결정은 전체 노동계의 위기를 자초할 수 있다는 지적과 함께 파업 돌입 전 대화를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있다고 노조 핵심 관계자는 전했다. 그는 “회사를 협상장으로 나오게 압박하면서 대화를 주도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노조에 대한 ‘파업 만능주의’ 부정 여론을 바꿀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노조가 실제 파업에 들어가기 전 회사 쪽에 형식에 관계 없이 조건 없는 대화를 요청할 가능성도 있다. 이럴 경우 회사 쪽은 대화요청을 거부할 명분이 없어진다.
게다가 파업이 현실화하면 장기화될 게 불가피한데다 노조원 추가 고소고발과 구속자·해고자 속출 등 전면전으로 치달아 경영진도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된다. 회사 관계자는 “노조 교섭 창구가 ‘쟁대위’ 체제로 바뀌면 협상 명분이 있다”고 말해 대화 가능성을 열어놨다.
일단 대화 물꼬가 터지면 ‘성과급 50%’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 경우 회사 일각에서 나오는 ‘2007년 생산 목표율 달성 때 삭감한 성과급 50% 지급안’과 하부영 민주노총 울산본부장이 노사에 제안했던 ‘삭감한 성과급 50% 가운데 생산목표 달성률 미달치를 뺀 47% 지급안’이 해결방안의 하나가 될 수 있다. 노조로서는 ‘실리’를, 회사엔 ‘일한 만큼 임금을 준다’는 원칙을 지킬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손해배상 청구소송 및 고소고발 취하도 협상 진전의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울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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