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문제는 관광업종 노동자의 대처 여건이다. 기본적으로 기존 생산 산업들과 전통적 서비스 산업과는 달리 취약한 노동조합 결속력은 기업과 자본의 공세에 적극적으로 대항하기 어려운 구조를 지니고 있다.(이러한 측면에 대해서는 아마 우리만의 문제가 아닌 듯 하다. 영국의 사회학자인 알렉스 캘리니코스의 “노동자 계급에게 안녕을 말할 때인가”라는 저서에서도 이에 대한 언급이 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남들이 쉴 때도 일해야 하는 관광업종 특성, 24시간 근무가 필요한 업종의 3교대 근무제 등은 보다 노동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각종 문제점에 대한 대응을 어렵게 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여기에 더욱 큰 문제가 된 것은 바로 WTO 체제에서의 관광분야 서비스 개방이다. 우루과이 라운드 이후 국내 관광서비스는 거의 모두 개방이 되었다. 현재 국내에 여러 외국계 호텔이 직수입되어 있다시피 한 것 역시 이러한 맥락을 같이 한다. 관광서비스 개방 정도는 국내 서비스 개방 정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며 1.0을 완전 개방으로 보았을 때, 0.750 수준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 향후에는 외국인 노동자의 관광업종 종사가 보다 자유롭게 될 가능성이 있어, 국내 노동자의 여건이 보다 열악하게 될 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의 원인에 대해 정계, 학계, 업계 모두 그동안 무관심으로 일관해온 것이 노동자들의 현실을 보다 열악하게 만들고 있다. 문제점 해결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기 보다는 강제진압과 해고를 무기로 하며, 학계에서는 이를 철저히 무시하며 관광분야 노동자는 그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그러다보니 관광계열을 전공한 학생들도 관광업종에서 일을 하기 꺼리고 있는 것이 현재 대학 4학년 취업준비생들의 현실이다.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우선, 관광계열 학계의 관심과 해결방안 모색을 요구한다. KTX 여승무원 파업 지지교수 201명(2006년 10월 기준)을 살펴보면 관광계열 교수들은 거의 전무하다. 자신들이 가르쳤던 학생들이 취업을 하며 당하는 문제에 이렇게 외면할 수 있는 현실이 안타까움을 넘어 서글프기까지 하다. 이러한 문제는 그동안 관광계열 학계에서 나타났던 관광산업의 기업과 자본을 옹호하였던 학계 풍토와 무관하지 않다. 지금이라도 전국의 약 130개 대학의 관광계열 학계에서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또한, 관광업종 노동자의 권익 보호를 위한 법제화가 필요하다. 현재 관광과 관련한 대부분의 권리와 의무에 대해서는 관광기본법과 관광진흥법이 유일하다. 그런데, 관광기본법 14개조와 관광진흥법 7장 81개조에는 관광개발, 관광사업 및 사업자에 대한 부분만 명시되어 있을 뿐, 관광업종의 노동자에 대한 권익은 어디에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현재 민주노동당 천영세의원이 중심으로 관광기본법 및 관광진흥법 개정을 통해 관광업종 노동자의 권익을 위하여 법개정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으나, 다른 정당의 국회의원들은 그다지 관심을 가지지 못하는 듯 하다. 오히려 열린우리당 및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은 관광개발법 발의를 추진함으로써 여전히 사업자를 위한 권익보호에만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실정이다. 마지막으로, 관광업종 노동자분들에게 조심스럽게 제안한다. 관광업종 노동자는 지속적으로 증가되고 있다. 하지만 호텔업을 제외한 나머지 관광업종의 경우 상당히 영세한 규모이거나, 관광업종 종사원의 상당수가 비정규직 또는 특수고용직임을 감안하면 기업별 노조, 직업별 노조, 지역별 노조 형태로는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관광분야 산별노조의 결성이 그 어느 시기, 어느 업종보다도 필요하다. 기존 전국관광서비스노동조합연맹의 경우,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결을 위해 결성이 되었기는 하지만, 이 자체 역시 대부분 기업별, 또는 지역별 노조들이 모인 연맹체이다. 자본과 산업구조, 노동자 구성 및 노동운동의 성격 변화에 따라 직능, 직업, 지역별 노조 형태로는 기업과 자본의 공세에 대응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며, 관광업종 노동자의 경우 앞서 제기한 여러 현실들로 인하여 그 심각성이 더하다. 따라서 관광업종 노동자의 지속적인 관심이 요구되며, 정당과 노동조합, 진보적인 정책을 추진하는 연구소 등에서 관광업 산별노조 결성을 위한 준비작업을 시도해야 한다. KTX 여승무원 파업 1년째, 무엇보다도 필요한건 그들에 대한 관심이다. 관광업종 노동자의 불합리와 차별은 KTX 여승무원뿐만 아니라 지금 이 시간, 골프장, 여행사, 호텔 등에서 계속되고 있다. 정란수(한양대 관광연구소 연구원/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현장연구원)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필자, 기자가 참여한 <필진네트워크>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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