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5.16 08:47
수정 : 2007.05.16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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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하철 노조 3년만에 파업 = 부산지하철 노조가 총파업을 선언한 16일 새벽 부산 노포동 기지창에 전동차가 줄지어 서 있다. 부산지하철 노조의 파업은 2004년 이후 3년만이다. (부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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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하철 노사는 15일 오후 9시30분부터 부산 금정구 노포동 차량기지창에서 밤을 새우며 무려 6시간에 걸친 마라톤 협상을 벌였으나 양측이 신규인력 충원규모와 해고자 복직 문제 등에 대한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해 노조가 16일 오전 4시를 기해 본격 파업에 들어갔다.
=6시간 마라톤 협상..결국은 노사 양측 등 돌려=
0...부산지하철 노사는 막판 협상에서 4차례나 정회하며 숨고르기를 하는 등 협상타결을 위해 상당히 애를 쓰는 모습을 보였으나 합의도출에는 실패해 결국 3년 만에 노조가 파업을 하는 파국을 맞았다.
특히 임금인상과 관련, 당초 4% 인상안을 고수하던 노조 측이 막판에 신규인력 충원 규모와 해고자 복직문제에 대한 합의가 이뤄질 경우 사측인 부산교통공사가 행정자치부 지침을 이유로 '배수의 진'을 친 2% 인상안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내년 초로 예정된 지하철 양산선 개통에 따른 신규인력 충원 규모에 대해 노조는 당초 119명을 요구했다가 16일 오전 3시에 속개된 최종협상에서는 88명까지 낮췄고, 사측도 당초 32명을 제시했다가 52명으로 늘리는 성의(?)를 보였으나 양측이 더 이상 간격을 줄이지 못해 굳은 표정으로 등을 돌려야 했다.
또 노조의 해고자 복직 요구에 그동안 12차례나 진행된 협상에서 절대불가 방침을 밝히던 사측이 막판에 해고자 2명 가운데 1명은 복직시킬 수 있다는 '히든 카드'를 꺼냈으나 노조 측이 2명 전원에 대한 복직요구를 굽히지 않아 진척을 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버스 준공영제 이틀 만에 지하철 파업이라니.."=
0...부산의 지하철과 버스간 환승이 가능한 '버스 준공영제'가 시행된 지 불과 이틀 만에 부산지하철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자 시민들의 불만과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16일 오전 5시10분 지하철 1호선 노포동역에서 출발하는 첫차를 타기 위해 나온 이준호(54.자영업)씨는 "지하철 요금을 올린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버스 준공영제' 시행으로 혼란한 상황인데 지하철 노조가 파업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분통을 터트렸다.
회사원 김경수(29)씨는 "'버스 준공영제' 시행과 함께 평소 이용하던 버스노선이 폐지되는 바람에 상당히 불편해졌는데 지하철 이용마저 어렵게 되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면서 "지하철 노조가 파업을 통해 무엇을 얻으려고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시민의 발'을 볼모로 잡아서야 되겠느냐"고 따졌다.
주부 하정옥(59.여)씨는 "지하철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는 이유를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며 "비록 노조가 파업에 들어갔더라도 노사 양측이 성실하게 협상을 진행해 이번 사태를 조기에 정상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영규 기자
youngkyu@yna.co.kr (부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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