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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5.28 20:39 수정 : 2007.05.28 20:39

들어가며, 3-40대 직장인의 자화상

“자식들의 ‘도움’을 기대하는 것은 더 어려워졌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은 한국 경제가 더욱 전면적으로 개방된다는 뜻이다. 개방의 회오리가 ‘괜찮은 일자리’의 축소로 이어져 온 게 지난 십 수년 우리의 경험이다. 한국 경제가 이미 ‘고용 없는 성장’ 체제로 굳어졌다는 인식도 일반적이다. 그 직접적 피해는 청년들이 본다. 통계청 조사를 보면, 지난 2월 기준으로 20대 취업자 수는 21년 만에 최저치다. 3월에도 20·30대 취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때에 견줘 오히려 줄었다. 에프티에이 효과가 본격화하는 몇 해 뒤에는 자식들이 백수나 비정규직이 될 위험이 한층 높아질 수 있다. 은퇴를 앞둔 가장들에겐 이것저것 다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는 뜻이다. 각자 알아서 노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얘기도 된다.”1)

지금 3-40대의 고민을 대변하고 있다. 그리고 이후의 세대도 마찬가지의 고민에 빠져있다. 작년에 나의 직장에서 퇴직하는 선배는 이른바 평생직장이란 공무원으로 30여년을 근무하게 된다. 비록 직장 초봉이 지금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적었던 시절을 보냈지만 나름대로 희망이 있었다. 그 희망은 현실로 되었고 선배가 퇴직하여 받게 되는 연금은 노후 생활을 즐기면서 보낼 수 있는 정도의 수급액을 받게 된다.

70-80년대 고도성장을 이룩하는데 전적인 기여를 했던 4-50대 이후의 세대는 우리 경제를 경제대국 10위에 올려놓은 기염을 보여주며 하나둘씩 은퇴의 길을 가고 있지만 쓸쓸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런 어두운 미래의 모습이 나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고 위의 기자가 쓴 글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더욱 어려워질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는 점에서 희망 없는 한국에 살고 있는 것이다.

비정규직-앞으로의 자화상

최근에 미국과의 FTA가 체결되었고 중국, 일본 유럽등의 나라와도 FTA 협상을 재개하거나 준비를 할 예정이라고 한다. ‘자유무역협정’, 무역 관세 등을 없애거나 낮추어서 국내의 거래는 물론 해당 국간의 무역거래의 장애물을 없애 언제든지 물류의 이동이 자유로워지고 국가간의 경계가 허물어진 시장에서 소비자는 좀더 질 좋은 소비재를 얻을 수 있는 ‘희망 한국’을 부르짖을 때 이런 암울한 예측을 하게 되는 것일까.

자유로운 거래를 위하여 필요한 여러 가지 조건 중에 고용과 해고의 편리성 때문에 필연적으로 늘어나게 되는 것이 ‘비정규직’ 노동자일 것이다. 시민단체나 민주노동당에서 특히 FTA 체결을 반대하고 거세게 반발하는 것은 ‘비정규직’의 증가는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영위할 수 없고 몇몇의 고액 자유직업가들에게만 고수익을 보장해 주지만 일반인에게는 고용의 불안전과 잦은 이직에 따른 일정한 봉급을 수령하지 않기 때문에 사회안정망이 선진국에 비하여 턱없이 부족한 한국사회에 ‘불평등’이 심화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고 벌써부터 통계로 확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2005년 통계청 통계에 따르면 비정규직 근로자는 548만 여 명으로 전체 임금근로자의 36%에 달한다고 하고 노동계는 엄밀하게 따져보면 이보다 훨씬 높다는 통계 수치를 제시하기도 한다. 우리 주변에서 근로자 중에 10명에 4명은 임시직이나 일용직 근로자인 것이다.

비정규직-왜 증가 하는가

비정규직 근로자의 증가원인은 무엇일까. ‘기술향상과 산업구조 변화로 비정규직이 하나의 직업이 되고 있다. 파견근로자는 갈수록 많아 질 것이다. 집에서 근무할 수 도 있고 스스로 파트타임을 원하는 근로자도 많아 질 것이다.’2)라고 밝힌 것처럼 일정부분 비정규직 근로자의 증가원인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몇 년 전부터 불기 시작한 비정규직 문제는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전세계는 EU, 나프타 등 경제블록을 형성하고 있고 이 블록내에서는 자유로운 경제교류를 원활하게 하기 위하여 국가간의 노동유연성이 요구되었고 비정규직 근로자의 증가는 이른 흐름에 일정부분 필연적인 결과임을 알 수 있고 한국은 한미 FTA타결로 이른 세계경제 흐름에 자신의 원하지 않더라도 편입되게 된 것이고 세계적으로 공통적으로 나타난 비정규직 증가는 앞으로 가속화 될 것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비정규직-세계적인 흐름, 그러면 무엇이 문제인가

2006.11월 비정규직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었다. 몇 년 전부터 비정규직 문제와 노동계와 정부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마련된 법안이 몸싸움 끝에 통과되었지만 그 앙금이 현재 진행형이다.

최근에 본 법이 통과되고 그 구체적인 실행내용이 담길 시행령을 두고도 제2의 노동계정부가 힘겨루기 싸움을 하고 있다. 이런 싸움은 예견된 것이고 산발적인 다툼이 예상된다.

비정규직의 양산은 일부 고소득 전문직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고용불안을 가져오고 항시 해고불안에 정상적인 근무를 할 수 없게 되는 등 문제점이 그동안 제기되어 왔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법인 ‘비정규직 법’인 것이다.

그런데 일부 계약직 은행 근로자가 정규직으로 전환되기도 하지만 ‘2년’을 넘지 않기 위해서 무더기로 해고되는 근로자3)도 속출하고 있어 이 법안이 긍정적인 측면4)이 있음에도 그 허점이 많아 피해를 보는 근로자도 많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를 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은행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하면서 기존 정규직과 다른 직류로 분류하여 지나치게 임금 등을 차별할 우려가 발생하고 있어 비정규직 은행원의 정규직화의 방향을 이런 방식으로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고용안정을 얻을 수 있어 당장 정규직이 되는 은행 근로자는 그것만으로도 큰 만족을 얻을 수 있으나 이렇게 정규직으로 된 경우에 차별에 대한 규정 등이 미비하여 다른 방식으로 차별이 얼마든지 가능하고 ‘경총’이 만든 매뉴얼 등에도 이런 법망을 피해나가는 방법에 대하여 안내까지 하고 있는 실정이다.

Win-Win의 방법은 없는 것인가

비정규직 문제를 여론화 하고 법률안이 만들어지는 등 어느 정도의 성과 한 측면에는 노동계와 시민단체가 큰 힘이 되었다. 그리고 정부도 비정규직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오래전부터 연구하고 정책적인 고려 등의 노력이 있었던 점도 인정한다.

아쉽게도 정부와 노동계의 할일이 여기서 끝이 아닌 듯 하다. 아직도 대중매체에 오르내리는 비정규직의 명암이 교차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고소득 전문직의 정규직화에 이용될 소지까지 있는데 여기까지 나아간다면 당초 비정규직의 문제점 해결을 위해서 엉뚱한 계층이 어부지리로 이익을 얻는 형국이 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시행령이 만들어지면 많은 구멍과 허점이 들어날 것이다. 시민 그리고 노동계의 날카로운 지적과 연대로 의견을 표면화 하고 정부는 국가의 미래 경영과 노동 불안의 해소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 노동계와 합리적인 타협점을 만들어 나아가야 할 것이다.

1) 여연호 기자, ‘제2의 인생의 앞에서’, 2007.04.23. 한겨레신문

2) 이상수 노동부장권 인터뷰 내용 중, 중앙일보, 2006. 05.29.

3) “어느 날 갑자기 해고라니…”=서울 성북구 ㅅ고등학교에서 11년 넘게 행정보조로 일해 온 정아무개(33)씨는 해고를 눈앞에 두고 있다. 27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열린 ‘학교 비정규직 해고자 증언대회’에 나온 정씨는 “학교의 비정규직 동료 3명은 지난 2월 말에 이미 해고됐고, 나도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라는 통보를 받은 상태”라며 “정부의 비정규법안 때문에 해고를 한다니 말이 되느냐. 너무 기가 막혀 우울증세까지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분당의 ㅇ초등학교에서는 학교 쪽이 ‘급식업무를 하는 조리종사원 6명 중 1명을 해고할 수밖에 없으며, 대상자는 알아서 정하라’고 해 ‘제비뽑기’로 퇴출자를 뽑았다. 또 서울, 전북, 대전, 경북 등에서도 교무·전산·과학보조 직종 통폐합에 따라 학교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해고되고 있다.

류정렬 학교비정규직노조 조직국장은 “지난해부터 해고가 계속되고 있다”며 “6천개 교육기관에서 비정규직이 1명씩만 해고가 돼도 6천명이 넘는 비정규직이 정부 정책으로 길거리로 쫓겨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겨레신문, 2007.03.27.

4) 지난해 말 우리은행이 비정규직 대부분을 정규직화하기로 한 데 이어 국민은행 노사도 비슷한 형태의 정규직화를 추진한다는 원칙에 합의했다고 한다. 신한은행도 일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앞당기는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은행권에서 비정규직 고용 개선 노력이 힘을 얻고 있는 건 아주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무조건 환영만 하기엔 많은 문제점이 숨어있다. 은행들이 대체로 고려하는 방식은 이른바 우리은행식 정규직화다. 우리은행은 비정규 노동자들을 정규직화하되 기존 정규직과 다른 직군으로 분류하기로 했다. 은행 창구 업무나 마케팅, 고객상담 업무를 맡는 비정규직들은 정규직이 되어도 계속 같은 일을 하게 된다. 임금 체계도 정규직과 다르다, 한겨레신문<사설>,2007.1.10.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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