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해법’두고 노-사 충돌
노조 “미전환자 재계약 불투명”
이랜드그룹이 계열사인 뉴코아의 비정규직 직원들을 해고한 데 이어 또다른 계열사인 홈에버의 비정규직 직원들 가운데 일부만을 선별해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자,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이랜드가 까르푸를 인수해 이름을 바꾼 홈에버는 직무급제를 도입해 근무 기간이 2년 이상인 비정규직 일부를 정규직으로 채용한다고 17일 밝혔다.
홈에버는 “비정규직 직원 3천여명 가운데 2년 이상 근무한 1100여명이 대상이며, 이 가운데 팀장이나 지점장이 추천하고 업무 평가가 양호하며 면접을 통과한 몇백 명 정도를 채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직무급제는 업무 성격이 비슷한 몇개의 직무를 하나의 군으로 분류해 같은 급여를 주는 방식이다. 홈에버는 직무급제 직원의 경우 업무 평가에서 문제가 없으면 정년 때까지 고용이 보장되고, 임금 인상률이 정직원과 똑같이 적용되며 성과에 따라 승급도 된다고 밝혔다. 다만 이들에게는 상여금이 지급되지 않는다.
이에 대해 홈에버, 2001아울렛 등이 소속된 이랜드 일반노조의 이남신 수석부위원장은 “홈에버의 경우 이미 까르푸 시절 단체협상에서 18개월 이상 근무한 계약직은 계약기간 만료 때 계약을 해지하지 못하도록 노사가 합의했다”며 “이번 직무급제 도입은 고용 안정을 보장해놓은 단협보다 불리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회사는 이번에 채용되지 못한 직원이나 근무 기간 2년 미만 직원들은 지금처럼 일하며 다음 기회를 기다리면 된다고 하지만 재계약이 불확실하다”며 “올 들어 계약 해지자가 이미 350명이나 되고, 근무 기간 21개월인 조합원들 가운데는 재계약을 못한 직원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뉴코아는 이미 비정규직 계산원 100여명을 해고했고, 이달 말 350여명을 추가 해고한 뒤 용역업체 직원들로 대체할 예정이다.
한편, 뉴코아노조와 이랜드 일반노조 조합원 1500여명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부당한 계약 해지 중단 등을 요구하며 17일부터 파업에 들어갔으며, 이날 오후 홈에버 월드컵몰점에서 비정규직 악법 폐기를 위한 결의 대회를 열었다.
윤영미 기자 youngm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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