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의 이중성이 정당화 될까?
이랜드그룹은 사회공헌사업으로 국내외 장학사업과 물품지원, 봉사활동, 문화사업, 소외계층 지원 등 다양한 사회복지 활동을 벌이며, 지난 2002년부터 회사 내부 방침을 정해 (주)이랜드와 (주)뉴코아 등을 비롯한 전 계열사를 대상으로 당해 회계연도 순익의 10%에 해당하는 돈을 그 다음해에 이랜드재단과 이랜드 복지재단,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분산 기부하도록 하고 있다고 알려진다. 기업회계기준으로 이러한 점을 분석해보면 이렇게 이랜드가 올해 조성한 기부금이 그룹 전체로 볼때 대략 55억 8천만원 규모임을 알 수 있다. 이정도 규모이면 기업회계기준상 외부감사를 받아야 하는 법인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그리고 적어도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들의 지분이 94.5%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이랜드의 사실상 과점주주가 누구인지는 단방에 알수 있는 것이다. 소유주식 51%이상의 지분만 가져도 사실상 경영지휘권을 좌지우지할수 있다는 것으로 간주하는 하는 것이 과점주주라는 것이다. 이렇게 볼때 연간 55억이라는 거금을 조성에 우리사회에 기부한다는 박회장 개인의 의지는 기업윤리상의 경영이념이란 잣대를 댄다해도 도덕적 흠결이 되는 것이 아님은 분명하다. 그러나 내가 보는 관점은 다른데 있다. 이러한 경영이념에도 불구하고 이랜드는 수년간 노동자 고용과 관리에서 악명 높은 회사다. 이번 사태도 문제가 된 직원들을 근로계약서도 쓰지 않은, 정규직도 계약직도 아닌 상황으로 고용하고 있다가 이들을 용역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것에서 답을 찾을수 있는것이다. 이것은 이랜드의 그동안 행적에서 노동자를 대하는 태도와 사회기부는 너무나 양면성이 강하다는 것이었다. 예를들면 풀무원이라는 회사가 유기농이라는 끝임없는 브랜드 이미지 창출로 파생된 이익과 매출의 신장만큼 희생된 노동자의 삶의 향상에 기여하지 못함으로 인해 분규가 그치지 않았던것과 같은 맥락으로 해석되는것이기 때문이다. 이랜드복지재단은 사회복지사업을 시작한 지난 2002년부터 2004년까지는 외환위기 당시 사회공헌을 하지 못했다고 해서 한 해에 100억여 원씩을 기부금으로 조성하기도 했다고한다. 그리고 복지재단으로 넘어오는 돈은 모두 정부 기관의 감사를 받으면서 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바라보는 관점이 이런식이니, 이랜드 노조측에서는 이러한 기부행위를 도저히 이해할수 없을 것이다. 한솥밥을 먹던 비정규직을 짤라 내면서도 다른 한쪽으론 저 이름과 명예를 높이고자 수십억을 기부하고 여기다가 회사경영을 독점하고 있는 총수가 교회에 헌금한 십일조까지 합한다면 감히 상상을 할수있는 것 아닌가? 이것이 바로 특수관계인들의 비상식 경영태도라는 것이다. 기업의 기부 행위는 사회적 책임 완수란 측면에서 권장 되야할 덕목이다. 하지만 비정규직법이 아무리 잘못된 악법이라해도 오히려 더 좋은 방향으로 해석하기는커녕, 비용절감이라는 미명으로 비정규직을 용역직으로 돌린 이랜드의 행위는 55억을 기부하는 모습이 얼마나 가증스런것인지 유추할수 있게 해주는 증명서이다. 그래서 이랜드가 사회적 약자에 대한 횡포에 반감을 더 강하게 되돌려 받는 것 뿐이다.나는 한때 잘나가다가 쪽박찬 중소 경영주들을 몇몇 알고 있다. 대부분 그런자들은 자기 과시용 또는 자기만족에 직원들을 배려하지 않앗던 것으로 기억된다. 고용 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비정규직 인력을 정규직화하면 추후 발생할 임금 상승과 퇴직금등 제비용을 줄일수 있겠지만, 계산대에서 일하는 최하위층 노동자들의 요구에 대해 사용자의 해고라는 폭력은 정당화 되어서는 아니된다고 본다. 기업마다 상황이 다르지만, 대부분의 기업은 이랜드처럼 악명높게 이렇게까지 심하게 밀어붙이지는 않는다. 이 법의 기본 취지를 존중하며 비정규직의 고용상황을 개선한 기업들도 상당수 있다. 비정규직 법안 통과 이후 하나은행과 신세계등 정규직으로 바꾸는 회사가 그 예다. 이 회사들은 기독교를 경영이념으로 한 회사들이 아니다. 하나님을 믿는 다면서 하나님 욕만 쳐먹이는 저 가짜들의 철판같은 양심에 이랜드 비정규노동자들의 외침과 투쟁은 정당한 것이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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