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노조의 매장 농성이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농성장에 대한 경찰의 외부인 출입통제와 사측의 출입문 봉쇄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랜드 노조는 "서울 상암 홈에버 월드컵점과 뉴코아 강남점의 출입을 경찰이 통제하는 것은 농성자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인권을 유린하는 감금"이라며 16일 오전 국가인권위원회에 긴급구제를 신청했다.
뉴코아 강남점은 사측이 이미 10여일 전에 출입문들을 용접 등으로 봉쇄했고 남겨둔 정문은 경찰이 통제해 취재진 등을 제외한 이들이 드나들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전기를 끊어 방화셔터가 내려진채 작동하지 않고 있고 긴급 피난용 쪽문도 용접하고 쇠사슬까지 걸어 실내에 있는 조합원들이 화재에 무방비 상태"라고 말했다.
월드컵점 또한 지난 11일부터 경찰이 조합원 등의 농성장 추가 진입을 막아 한번 밖으로 나오면 다시 들어가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전날 오전에는 자원봉사 의료진이 3주 가까이 농성하고 있는 조합원들의 건강을 진단하기 위해 월드컵점 진입을 시도하다가 경찰과 2시간여 동안 승강이를 벌이기도 했다.
노조는 "매일 농성을 벌이지만 화장실 한번 막혀본 일 없고, 물건 하나 제자리를 잃은 것이 없다"며 "이런 여성 비정규 노동자들에게 공권력을 투입하고 봉쇄하는 것은 부당하고 부도덕하다"고 주장했다.
출입통제를 둘러싼 논란 속에 지난 주 130개 시민단체들이 이랜드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시작한데 이어 불매운동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참여연대, 한국여성단체연합, 녹색연합, 문화연대, 한국 YMCA전국연맹한국, 한국청년연합회, 기업책임시민센터 등은 이날 오전 10시 월드컵점에서 `나쁜 기업에 맞선 착한 소비'라는 슬로건을 걸고 이랜드 상품 불매를 선언했다.
이들 단체는 이랜드가 ▲비정규직 계약해지 중단 및 계약해지자 원직 복직 ▲외주화 방침 철회 ▲고소고발 및 손해배상 청구 취소 등 요구를 받아들이기 전까지 불매운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랜드 사측은 시민단체들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기업문제에 외부세력이 개입해 노사의 대화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운동의 자제를 촉구한 바 있다.
이랜드 노사는 지난 10일 교섭이 결렬된 지 6일 만인 이날 오후 7시 노동부 관악지청에서 교섭을 재개하기로 했지만 타결 여부는 극히 불투명한 상태다.
장재은 기자 jangj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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