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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9.01 10:15 수정 : 2007.09.01 10:15

사측 유례없는 일괄안 제시 실무협상 타결의지 높여
3일 본교섭 재개..사상 첫 '무분규 타결' 가능성도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을 시작한 지 51일만인 1일 전체 조합원을 상대로 쟁의행위 돌입여부를 묻는 찬반투표를 실시해 가결시켰다.

노조는 이제 모든 쟁의 절차를 마무리짓고 마지막 투쟁수단인 파업돌입을 남겨두게 됐으나 실제 파업까지 갈지는 미지수다.

현대차지부가 만약 파업에 들어가게 된다면 지난 1월 성과금 쟁취 파업, 지난 6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파업에 이어 올들어 벌써 세번째 파업하는 것이고 1994년 한해를 제외하고 20년째 파업을 이어가는 것이다.

이번 파업 찬반투표에서 가결은 이미 충분히 예고됐었다.

임단협과 관련해 매년 실시해온 파업 찬반투표에서 20년 현대차 노조 역사상 부결된 사례가 없었기때문이다.

또 정치파업과 달리 조합원 고용과 복지를 위한 임단협에서의 파업결의는 노사간 협상에서 노조 집행부에 '힘을 실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부결될 가능성은 희박했던 것이다.

노조도 항상 파업 찬반투표를 앞두고는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압도적으로 가결해달라" "빠른 쟁취를 할 수 있도록 큰 힘을 실어달라", "조합원들의 단결과 굳센 결의를 모아 임단협에 승리하자"며 온통 가결을 위한 홍보에 '올인'했다.

노조는 올해도 어김없이 파업 찬반투표 일정이 정해지면서 매일 노조소식지와 노조신문을 통해 파업 가결을 적극 호소해왔고 결국 가결을 이끌어냈다.


노조가 파업을 하면 따르겠다는 기본적인 의미도 있지만 여기에는 노사협상 과정에서 노조 집행부가 조합원의 힘을 등에 업고 좀 더 실질적인 교섭력을 발휘해서 임단협 타결 수준을 높여보자는 조합원의 기대감과 의지도 담겨 있는 것이다.

비록 이번 투표에서 파업을 하지 말자는 조합원의 반대표 보다 찬성표가 더 많이 나왔지만 사실 올해 임단협은 예년과 사뭇 다른 분위기로 협상이 전개되면서 조기 타결이나 무분규에 대한 희망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달 24일 진행된 올해 임단협 10차 본교섭에서 임금 7만8천원 인상과 성과금 300%, 일시금 100만원 지급이라는 동종 업계의 임단협 타결 수준을 넘어서는 회사의 일괄제시안이 나왔다.

현대차 노사협상 역사상 회사가 낸 1차 제시안이 이처럼 거의 타결 수준에 이른 사례는 없었다.

이를 두고 일부 현장노동조직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서는 "회사가 크게 변했다", "회사가 정말 달라졌는데 파업만 하기보다는 좀 더 협상해보자"는 조합원의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그럼에도 노조가 협상결렬을 선언했지만, 노사는 실무협상을 계속 열기로 하면서 '대화의 끈'을 놓치 않았다.

또 협상이 결렬되면 보통 잔업과 특근을 중단하며 사전에 파업 분위기를 달궈왔던 노조가 올해는 오히려 생산피해를 최소화 한다며 잔업은 계속하고 특근만 중단하는 등 노사가 '서로를 배려하는 듯한' 모습이 곳곳에서 감지되기도 했다.

노조가 파업을 가결하고 오는 4일부터 합법적인 파업이 가능한 가운데 회사는 3일 본교섭을 재개하자고 요청한 상태다. 파업을 코앞에 두고 본교섭을 재개하는 것도 극히 이례적이다.

협상결렬 후 거의 매일 진행됐던 노사간의 실무협상에서 일정 부분 의견접근을 이룬 뒤 결국 파업 직전에 열리는 3일 본교섭에서 극적 타결을 시도해보겠다는 회사의 강한 의지로 여겨지고 있다.

4일부터 당장 파업에 들어갈 수 있는 노조가 실제 파업에 돌입할 지, 아니면 3일 본교섭이 여의치 않아 하루 더 연장, 막판 타결을 위해 온 힘을 쏟으면서 20년 현대차 노사역사상 '첫 무분규 타결'이라는 유례없는 기록을 만들어낼 지 귀추가 주목된다.

장영은 기자 young@yna.co.kr (울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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