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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노조로 만난 삼우정밀 이주노동자와 한국인 노동자가 공장 옆에 컨테이너 박스로 만든 노조사무실에서 단합 모임을 열고 있다. 금속노조 대구지부 삼우정밀지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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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와 첫 통합노조 만든 삼우정밀
쫓겨날까 두려움에 가입 기피조합원 되니 임금·대우 ‘껑충’
한국인 일부 반대 있었지만
파업하며 단결 필요 깨달아 ‘드르르륵~’ 요란한 기계 소리 속에 금속을 깎고 찍고 조립하는 노동자들의 손놀림이 분주하다. 16일 오후에 찾은 대구 달서구 호산동 성서공단 내 삼우정밀은 평범한 엔진 부품 납품업체다. 하지만 삼우정밀 노조의 최근 행보는 노동계에 신선한 자극이 되고 있다. 지난 7월 이주노동자와 한국인 노동자가 하나의 노조 깃발 아래 모인 우리나라 최초의 노조로 탄생했기 때문이다. 조합원은 고용허가제와 산업연수생제를 통해 들어온 인도네시아 출신 노동자 22명과 한국인 노동자 41명이다. 전례없는 형태의 노조를 만드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윤준식 노조 감사는 “잘못되면 자기 나라로 쫓겨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노조 문을 열어놓아도 이주노동자들이 쉽게 가입하지 않았다”며 “서로 믿음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노조 간부들은 지난 3월 우리말로 대화가 가능한 이주노동자 4명을 만나 그들의 고민을 들으며 마음을 나누기 시작했다. 결국 지난 7월27일 두달에 걸친 파업 등 긴 줄다리기 끝에 노사가 누구든 입사하자마자 바로 조합원이 되는 ‘유니언숍’을 포함한 단체협약에 합의함으로써 이주노동자들도 모두 조합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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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우정밀 노사 대표가 지난 7월27일 이주 노동자를 조합원으로 받아들이는 ‘유니언숍’ 도입 등을 담은 단체협약을 체결한 뒤 악수하고 있다.
금속노조 대구지부 삼우정밀지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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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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