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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가입국 가운데 두 번째로 비정규직 비율이 높은(35.9%, 570만명) 우리나라에서 이랜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이처럼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왔다고 할 수 있다. 비정규직법의 부정적 일면을 극명하게 드러냄으로써 개선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감수하고 있는 희생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다. 이랜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20명의 구속자, 일반 조합원까지 확대된 고소-고발, 수백억원대의 손배 가압류" 라는 무거운 짐을 떠안아야 했다.(한겨레 신문 11월 24일치, '비정규직 야윈 몸짓, 연대 손길 떠나는가') 그럼에도 전에는 아프간 피랍사태, 그리고 지금은 대선정국에 매몰되어 그들의 절절한 목소리가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는 양식있는 시민들이 보다 실질적인 도움을 보탤 때다. 정규직 노조의 '배부른 투쟁'을 비난하면서 정작 거리에 내몰린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외면하는 것은 정직하지 못 한 태도 이다. '비정규직 보호법안'에 대한 정치적 입장 때문에 팔짱만 낀 채 사태를 방관하는 자세 역시 무책임하다고 할 수 있다. 이랜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은 비단 그들만의 것이 아니다. 그렇기에 이 투쟁은 연례행사처럼 반복되는 다른 노동쟁의와는 성격이 다르다. 비정규직 법안의 폐해가 어떻게 시정될지, 그 향방이 이 '투쟁'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비정규직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주변에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가족, 친지, 친구를 둔 모든 시민들이 꾸준히 작은 마음들을 모은다면, 그들이 본래 일하던 정든 직장으로 무사히 돌아가는 것도 완전히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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