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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파업 닷새째인 17일 오전 화물차량들이 부산 남구 문현 금융단지 공사장 임시장치장으로 컨테이너를 나르고 있다. 화물연대의 파업이 길어져 부산항 전체 부두 야적장의 장치율이 한계에 이르자 문현 금융단지와 백운포 체육공원을 임시장치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부산/ 김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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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파업 닷새째 피해 확산
회사차 동원·소형트럭 수배 직접 운송 안간힘삼성전자 광주공장, 완제품 둘 곳 없어 휴무도 화물연대 파업이 닷새째 이어지면서, 산업계 피해도 확산되고 있다. 특히 중소 제조업체들의 생산차질이 심각한 상황이다. 경남 창원에서 볼트와 너트를 생산하는 ㄱ사는 포항 철강단지에서 1주일 단위로 들여오는 70~80톤 정도의 철강 원자재 반입이 꽉 막혀 가공기계 10대 중 2~3대를 놀리고 있다. 이 업체 사장은 “17일 새벽에는 화물연대 조합원들을 피해 3.5톤 회사트럭을 몰고 포항을 다녀왔는데 이런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시흥시 시화공단에 위치한 모터 생산업체 ㄴ사도 중국 공장에서 들여오는 반가공 부품이 인천항에 묶이면서 발만 동동 구르다, 이날 오후엔 아예 직접 1톤트럭 6대를 부랴부랴 수배해 운송에 나섰다. 중소기업청 관계자는 “2003년 화물대란 때는 웃돈을 주면 차량을 구할 수 있었는데 이번에는 비조합원 참여가 늘어 이마저도 어렵다”며 “사태가 장기화돼 납기를 못맞추면 수출업체들의 무더기 클레임 등 문제가 더욱 커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백색가전제품을 생산하는 삼성전자 광주공장은 이날 하루 임시휴무에 들어갔다. 제품을 쌓아둘 공간이 더이상 없어 제품 생산이 무의미해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쪽은 “내일은 정상가동에 들어가려 하는데 저녁이 돼봐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상가동을 대비해 컴프레셔와 같은 덩치가 작은 핵심부품 라인의 생산은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산석유화학단지에 있는 석고보드 생산업체 케이시시(KCC) 서산공장도 원자재 반입과 생산품 반출이 안돼 생산을 중단했다. 충남 서천의 한솔제지도 장항항에 대기중인 원료를 가져오지 못하는 바람에 생산라인 가동률이 70%선에 머물고 있다. 단양, 제천, 영원 등 주요 시멘트 생산공장도 강원권과 충청권의 육로 출하가 거의 중단되면서 공장가동에 차질을 빚고 있다. 완성차 업체의 수출·내수도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기아자동차는 평택항을 통해 수출되는 차량이 평소 때의 30~50%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나마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생산되는 수출 물량은 공장과 부두가 연결돼 운송에 차질은 없는 상태다. 반면, 개별사업장별로 협상이 타결되는 곳도 늘어가고 있다. 무역협회는 전북 군산에 있는 철강회사인 세아베스틸은 화물연대쪽과 운송료 27% 인상에 합의하는 등 16일까지 전국 18개 사업장에서 협상이 타결됐고 마산·평택 등 다수 사업장에서도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산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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