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9.26 19:14
수정 : 2008.09.26 19:14
|
현대차 노사합의 일지
|
낡은 노동관행 개선 ‘밑돌’
산별노조 전환, 밤샘근무 폐지(주간 연속 2교대) 방법 등을 놓고 넉 달째 난항을 겪던 현대자동차의 올해 임금협상이 26일 새벽 완전 타결됐다. 전국 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는 이날 노사가 마련한 2차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투표 참가자 4만2694명 가운데 2만3266명(54.49%)이 찬성했다고 밝혔다.
노사는 지난 5월29일 첫 협상을 시작한 이래 금속노조 중앙교섭 참여 방법과 주간 연속 2교대 시행방법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사는 9월2일 어렵게 1차 잠정합의안(주간 8시간, 야간 9시간. 성과급 300%+300만원)을 마련했으나 조합원 찬반투표서 부결되는 진통을 겪었다.
이번 합의안은 앞으로 현대자동차 노사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주간 연속 2교대제다. 주간 연속 2교대제란 현재 주간 10시간, 야간 10시간인 근무체제를 내년 9월부터 주간 8시간, 야간 9시간으로 바꿔서 밤샘 야근을 없애는 것이다. 노조가 근무시간이 줄어들어도 임금은 현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우는 바람에 교섭이 난항을 겪었다. 하지만 회사는 현 수준의 임금을 보장하고 노조는 생산성을 높여 현재 연간 160만대~170만대의 생산량을 유지할 수 있도록 협조한다는 ‘빅딜’을 하면서 대타협을 이끌어냈다. 노조는 기존의 생산량을 유지하기 위해 컨베이어 벨트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또 지금까지는 공장별로 생산하는 차종에 따라 어떤 공장은 특근을 많이 해 임금을 더 많이 받고 어떤 공장은 임금을 덜 받는 식이어서 조합원 사이에 갈등이 많았다. 하지만 앞으로는 노사 공동의 ‘맨아워위원회’를 통해 노동강도에 따라 인원 전환배치를 할 수 있게 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합의안은 낮은 생산성으로 질적 성장이 어려웠던 현대자동차의 고질적인 노동 관행들을 발전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밑돌을 놓은 셈이다.
울산/김광수 기자,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