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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11.18 20:29 수정 : 2008.11.18 20:32

지난 14일 오후 2시 반, 서울 중구 장교동 서울종합고용지원센터 설명회장에 실업급여를 신청하러 온 40여명이 모였다.

“실업급여 신청했다가 바로 취업하면 못 받는 겁니까?” 신청서 한 문항 한 문항에 줄을 치며 읽던 한 50대 남성은 멋쩍은 표정으로 손을 들고 질문했다. 옆에 앉은 또다른 50대 남성이 “그런 건 나중에 걱정해도 된다”고 귀뜸했다. 까만 서류가방을 들고 온 양복 차림의 30대 남성은 고개 한 번 들지 않고 신청서만 뚫어져라 쳐다봤다.

설명회가 끝나고 접수를 기다리던 황아무개(25)씨는 “정규직으로 전환될 거라는 기대로 입사했는데, 요즘 같은 불황기에 턱도 없겠다 싶어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년 동안 한 시중은행 본점 카드팀에서 파견계약직으로 일해왔다. 계약 연장을 고민하기도 했지만 “영원히 비정규직으로 살게 될 것 같아” 포기했다. 황씨는 “비정규직 고용 기간을 2년에서 3∼4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뉴스를 보고 가슴이 철렁했다”면서 “실업급여를 타서 금융 관련 자격증을 따 취업을 준비할 계획인데 솔직히 막막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건물 주차관리원 박아무개(55)씨는 열흘 전 실직했다. 구인 광고를 보고 네 군데 면접을 봤지만 모두 퇴짜맞았다. 박씨는 “광고를 보고 찾아가면 나보다 젊은 사람도 수두룩하더라”며 답답해했다.

경기 불황 속에 일자리를 잃고 실업급여에 기대는 이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올 들어 9월까지 실업급여를 지급받은 사람은 78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2% 늘었다. 수급액도 2조1452억여원으로 17.8% 늘었다. 특히 일용직 노동자의 급여 신청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 2006년 4만여명, 2007년 5만4천명에서 올해는 9월 현재 이미 6만2천명을 넘어섰다. 올해 지급액만 1877억원에 이른다. 노동부 관계자는 “아직까지 불황 여파가 본격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 같지는 않다”며 “고용보험 가입자와 비자발적 이직자, 일용직 수급자 등이 많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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