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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균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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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균 노조 지부장
“대한민국 노동자들을 길들여 정리해고를 자유롭게 하기 위한 포석을 전면적으로 막아내지 못하고 오늘의 자리까지 온 것 같다.” 6일 오후 2시20분께, 한상균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장은 지쳤지만, 담담한 표정으로 쌍용자동차 도장2공장에 남은 400여명의 조합원들 앞에 서서 말했다. 이날 낮 12시에 노사 간의 협상 내용을 설명하는 보고대회를 위해서다. 그는 ‘쌍용자동차 회생을 위한 노사합의서’(가안)의 보고를 협상 결과에 대한 당부로 시작했다. “동지들의 동의 속에 나온 결론에 대해서는 서운함이 있더라도 이해해 달라.” 준비된 합의서(가안)를 읽으며 한 지부장은 협상 내용의 핵심인 정리해고 비율에 대해 “현 농성 조합원을 대상으로 자발적인 선택에 따라 무급휴직, 영업전직, 분사, 희망퇴직 등 비상 인력운영을 실시하기로 했다”며 “그 비율은 무급휴직·영업전직 48%, 희망퇴직·분사 52%로 한다”고 설명했다. 조합원 대부분은 담담히 한 지부장의 말을 들었지만, 정리해고 철회를 얻어내지 못한 것에 실망하고 고개를 떨구는 조합원도 있었다. 한 지부장은 “쌍용 노동자들이 서로에게 상처를 주며 전쟁을 치렀고 회사가 이를 유도했다”며 “우리는 정권과 자본의 살인진압에 맞서 생존권을 요구하며 싸웠다”고 지난 투쟁의 공과를 평가했다. 이어 “노동자들의 영혼의 상처는 투쟁의 값어치로도 메우지 못할 것”이며 “노동조합 22년 역사상 노조가 무너질 수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을 맞았다”고 투쟁 과정의 고통과 현재 노조가 처한 어려움을 표현했다. 한 지부장의 보고가 끝나자 협상안의 적용 범위에 대한 조합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일부 조합원들이 “회사 쪽의 내용에 단 1%도 승복할 수 없다. 정문에서 원직복직 투쟁을 하겠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한 지부장은 조인식 뒤 경찰에 자진 출두할 것이라고 밝혔고, “정리해고를 철회시키지 못하고 군살이 박힌 내용을 보고드리게 된 제 한계에 대해 변명하지 않겠다”며 보고를 마쳤다.
평택/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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