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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9.08 20:10 수정 : 2009.09.08 20:10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콘티넨탈지회는 2003년부터 ‘비정규직 없는 공장’ 원칙을 세워 지키고 있다. 임의식 지회장은 “임단협 때마다 핵심사항으로 요구해 노사의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실업급여 100만명 시대 고용정책 판을 바꾸자] ③ 정규직 노조의 책임
‘고용연대’ 실천하는 노조들

충북 청원의 콘티넨탈 오토모티브 일레트로닉스 공장. 자동차 계기판 판넬과 히터 조절기 등을 만드는 공장 분위기는 자유롭고 편했다. 이 공장에서는 2003년부터 비정규직 노동자가 사라졌다. 일자리의 질 저하를 막아야 한다는 노조의 ‘고용 연대 전략’이 주효한 것이다.

이 회사 생산직 노동자 367명이 모인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콘티넨탈 지회의 임의식 지회장은 “비정규직을 ‘입구’에서부터 막는 게 사회적 책임이라는 생각이 노조 간부를 중심으로 있었다”며 “처음에는 정규직 조합원들이 냉담한 반응을 보였지만, 지금은 공감대가 널리 퍼져있다”고 말했다.

2003년 자동차 경기 호황으로 회사의 생산량이 폭증했다. 회사는 비정규직을 조금씩 늘리기 시작했고, 비정규직은 50명까지 늘어났다. 노조는 이들의 전원 정규직화를 요구했다. 밀고 당기는 협상 끝에 노사는 이들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합의했고, 새 규정도 추가했다. “일한 지 석 달이 지난 노동자는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단체협약을 이때 맺었어요. 그 뒤, 이 조항이 안전판이 돼서 회사는 비정규직을 채용하지 않고 있죠.”

2006년 임단협에서는 비정규직 재직 기간을 근속 연수에 제외하던 인사 규정을 개선해 비정규직에서 전환된 정규직 노동자도 기존 정규직과 똑같은 대우를 받도록 했다. 임 지회장은 “현재 전체 700여명 직원 가운데 비정규직은 청소, 경비 등 용역업체에서 일하는 24명”이라며 “이들에게도 우선 성과급을 동일하게 지급하는 등 단계적으로 개선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도 ‘비정규직 없는 공장’의 취지에 공감하고, 비정규직을 새로 뽑으려고 하지 않았다. 정규직이 생산성이나 충성도 면에서 장점이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콘티넨탈의 매출액과 정규직 추이
비정규직 없는 공장은 소리 없이 확산하고 있다. 금속노조의 지난 7월 집계를 보면, 노사 합의로 비정규직 채용을 제한한 사업장이 30여 곳에 이른다. 용역업체 직원들도 3년 안에 정규직화 하기로 최근 합의한 경기 군포의 자동차부품업체 케피코를 비롯해 에스제이엠(경기 안산), 동원금속(경북 경산), 케이이시(경북 구미), 대동공업(대구 달성) 등도 비정규직 없는 공장이다.

전북 군산의 타타대우자동차 노사도 지난달 12일 임금교섭을 타결해 정규직과 비정규직에게 동일한 400%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했다. 노조는 매년 임금협상 때마다 사내하청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핵심 요구사항으로 제시해, 2003년부터 올해까지 257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8월 현재 전체 정규직 817명 가운데 비정규직에서 전환된 노동자가 30%를 넘는다.

정규직 채용을 요구하고 비정규직 채용을 막는 것은, 노조가 당장 요구할 수 있는 기본적인 ‘고용 연대’ 실천이다. 인력 수요가 발생할 때, 비정규직 대신 정규직을 채용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함으로써 사회적 요구를 수용하는 것이다. 실제로 콘티넨탈에서 2003년 매출액 1958억원이 2008년 3000억원으로 3분의 1 증가할 때, 생산직 정규직 총원도 281명에서 367명으로 같은 비율만큼 늘었다.

박점규 금속노조 미조직비정규부장은 “그동안 대공장 노조는 임금 인상이나 자신의 일자리를 지키는 데만 역량을 집중했다”며 “회사에 의해 나쁜 일자리가 남발되는 것을 막고, 좋은 일자리를 핵심사항으로 요구할 사회적 책임이 노조에게도 있다”고 말했다.


청원/글·사진 남종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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