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0.10.15 19:44
수정 : 2010.10.15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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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 철회와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5년째 농성을 이어온 기륭전자 비정규직 노동자와 ‘기륭공대위’ 소속 활동가들이 15일 오전 서울 금천구 가산동 기륭전자 옛 공장 앞에서 농성장 철거 등을 위해 동원된 포크레인을 몸으로 막아서며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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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쪽, 최종합의 앞두고 직접고용 거부…다시 대치국면
해결 기미를 보이던 전국금속노조 기륭전자분회의 장기농성 사태가 막판 협상이 결렬되면서 ‘단식농성 대 굴삭기’ 대치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15일 서울 금천구 가산동 옛 기륭전자 터를 사들여 개발을 진행중인 ㅋ사와 기륭전자분회 등의 말을 종합하면, 기륭전자 사쪽과 분회는 장기농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ㅋ사의 중재로 5차례에 걸쳐 협의를 한 끝에 최종 합의안까지 만들었으나 타결 선언 전날인 지난 12일 의견 차이로 협상이 깨졌다. 협상이 결렬된 것은 현재까지 투쟁하고 있는 분회원 10명을 직접 고용하는 문제에 대해 기륭전자 쪽이 막판에 분명한 거부 의사를 밝혔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양쪽은 분회원들이 해고 뒤 투쟁기간 동안 받지 못한 월급 대신 위로비 성격의 돈 수억원을 기륭전자 쪽에서 지급하는 데까지는 합의한 상태였다.
그러자 이튿날인 13일 분회 소속 윤종희, 오석순씨 등 2명의 조합원이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이에 ㅋ사가 15일 오전 대형 굴삭기를 동원해 현장 진입을 시도했고, 분회원을 비롯한 ‘기륭전자 공동대책위원회’ 소속 활동가 등 50여명이 정문 앞에서 막아서면서 충돌이 빚어졌다. 김소연 분회장과 시인 송경동씨는 높이 5m가량의 굴삭기 위에 올라가 이날 밤 늦게까지 시위를 벌였다. 김 분회장은 “사태가 해결되기 전까지 절대 농성을 풀지 않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행사인 ㅋ사는 공사를 강행하겠다는 방침이다. ㅋ사의 심아무개 사장은 “고용문제 때문에 합의가 결렬됐는데, 그건 너무 근본적인 문제여서 더 이상 협상을 중재하지 않겠다”며 “공사 지연에 따른 금융비용으로 한 달 이자만 5억8000만원에 이르는 상황이라 공사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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