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1.05.18 20:07
수정 : 2011.05.18 20:07
93%가 용역·평균계약 13개월
하루 8시간 일해도 월 99만원
서울지역의 대학·병원·공공기관 등에서 일하는 청소노동자들이 하루 평균 8.7시간씩 일하면서도 월 100만원이 채 안 되는 임금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청소노동자 대부분은 용역계약직으로 늘 고용불안을 겪고 있으며, 변변한 샤워시설도 없는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노총·공공운수노조(준) 등 노동·인권 단체들로 구성된 ‘따뜻한 밥 한 끼의 권리 캠페인단’은 18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소노동자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4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진행됐으며, 조사단 150명이 서울의 98개 건물에서 일하는 청소노동자 165명을 직접 만나 설문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조사 결과를 보면, 고용형태는 93.2%가 용역계약직인데다 평균 계약기간이 13개월에 불과해 늘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규직은 3.4%에 불과했고, 파견직 2%, 직접고용 계약직 1.4% 등으로 조사됐다.
청소노동자들의 평균 나이는 58살로 대부분 고령층이었으며, 하루 8.7시간의 노동을 하는데도 임금은 월 99만원 선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사업장에서는 하루 10시간 노동에 월 65만원의 임금을 받는 등 최저임금 기준을 위반한 사례도 21건이나 파악됐다. 식사는 일터에서 직접 지어 먹거나 도시락을 싸오는 경우가 60.7%였고, 샤워시설이 없는 곳도 63.8%나 됐다.
류남미 공공운수노조준비위원회 정책기획국장은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제도개선 요구안을 마련해 다음달 4일 종각 앞에서 열리는 ‘밥과 장미의 행진’ 행사에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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