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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5.23 21:02 수정 : 2011.05.23 23:21

회사 쪽의 직장폐쇄에 맞서 노동자들이 농성을 하고 있는 충남 아산시 유성기업의 정문에서 한 조합원이 23일 오후 공권력 투입에 대비해 경계근무를 서는 다른 조합원과 무전을 주고받고 있다. 아산/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현대차 노사, 큰틀 합의한 뒤 세부 논의중
부품업체 먼저 단협땐 양보수준 커질수도

민주노동당 등이 23일 공개한 현대자동차 부품 납품업체 유성기업의 ‘쟁의행위 대응요령’ 문서를 보면, 이 회사가 주간연속 2교대제를 놓고 현대차의 눈치를 상당히 보고 있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난다. ‘현대차·기아차가 주간연속 2교대제를 시행하기 전에 노사합의를 하면 안 된다’고까지 적어 놓고 있다. 현대차의 입장을 ‘배려’해 주느라 유성기업 노사가 사실상 자율교섭을 하지 못한 채, 노사관계가 극단으로 치닫게 된 셈이다. 유성기업의 노사가 왜 현대차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을까?

■ ‘주간 2교대’ 자동차업계 최대 현안 주간연속 2교대제(밤 12시 이후에는 일을 하지 않는 근무형태)는 현대차·기아차 등 완성차업계의 올해 노사 협상에서 가장 큰 쟁점이다. 현대차 윤여철 부회장도 지난 12일 제8회 자동차의 날 기념식에서 “주간연속 2교대는 인력과 생산대수 협상이 잘되면 노사 양쪽에 좋을 수 있는 일”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현대차와 기아차 등 완성차와 부품업체들은 30년 넘게 24시간 주야간 맞교대를 해왔다. 주간조가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야간조가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밤샘 근무를 하는 구조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전에 없어진 야간 근무는 노동자들의 건강을 해치고 정상적인 가족관계를 어렵게 하는 등 문제가 많다는 지적을 받았다. 현대차 노사는 6년 전 “주간연속 2교대를 시행한다”는 큰 틀의 합의를 하고 2008년부터 노동시간, 임금, 생산량 등 세부사항을 논의해왔다.

이런 가운데 부품회사인 유성기업 노사도 주간연속 2교대제 올해 시행을 목표로 교섭을 벌여왔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만약 유성기업이 임금 삭감과 노동강도 강화 없는 주간연속 2교대제 시행을 합의하게 되면, 앞으로 논의를 해야 할 현대차·기아차는 최소한 부품회사 정도의 합의를 해야 하는 부담이 생기게 된다”며 “현대차가 유성기업 합의를 반대하는 핵심 이유”라고 말했다. 2003년 주 40시간 근무제 도입 때도 자동차 부품회사인 만도 노사가 임금 삭감 없는 노동시간 단축에 합의한 것이 결국 완성차 노사 교섭에도 영향을 끼쳤다. 김호규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부품회사 노사는 자율적으로 교섭할 권한도 없는 것이냐”며 “주간연속 2교대 시행에 원칙적으로 합의한 부품회사 노조들과 이번 사태에 대해 공동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 유성기업 아산공장 ‘폭풍전야’ 노사가 파업과 직장폐쇄로 맞서기 시작한 지 6일째인 23일 충남 아산 유성기업 공장 안에서는 이 회사 아산공장과 충북 영동공장 조합원 등 모두 700여명이 농성을 이어갔으며, 사쪽은 150여명이 공장 밖에서 노조원 해산을 요구하는 팻말 시위를 벌였다. 노조는 지난 19일 새벽 사쪽이 고용한 용역업체 직원의 차량에 치여 노조원 13명이 중경상을 입은 사건에 대해 경찰의 철저한 수사를 거듭 촉구했다. 이날 오후 노사는 협상을 벌였지만 사쪽이 노조에 요구안 철회와 즉각 퇴거를 요구해 노사 간 타협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공장 주변에는 경찰 15개 중대 1200여명이 배치돼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했다. 경찰은 진입로 확보를 위해 이날 저녁 중장비를 동원해 철제 담 10m가량을 걷어내는 등 머잖아 노조원 강제해산에 나설 계획이다. 또 지난 18일 사쪽이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한 노조 집행부에 대해 경찰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김소연 기자, 대전/전진식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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