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1.05.29 20:22
수정 : 2011.05.30 00:09
금속노조, 자동차 등 19개사 조사
작년 순익 2조대 현대모비스, 사내하청이 정규직 1.3배
기아차 모닝·현대중공업 울산공장 등 100% 사내하청
일자리 만들기에 힘쓰겠다던 자동차와 조선소, 철강·기계분야 대기업들이 1년 사이 순이익은 대폭 증가한 반면 정규직 일자리 늘리기에는 인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생산공정에 정규직이 없는 공장도 15곳이나 되고, 생산직에서 사내하청노동자가 절반 이상인 기업도 수두룩해 대기업들이 비정규직을 늘리는 데 앞장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자리 만들기에 힘쓰겠다던 자동차와 조선소, 철강·기계분야 대기업들이 1년 사이 순이익은 대폭 증가한 반면 정규직 일자리 늘리기에는 인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생산공정에 정규직이 없는 공장도 15곳이나 되고, 생산직에서 사내하청노동자가 절반 이상인 기업도 수두룩해 대기업들이 비정규직을 늘리는 데 앞장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산하 금속노조는 29일 ‘나쁜 일자리 추방, 2011년 금속 일자리 보고서’를 발표했다. 자동차와 조선, 철강·기계분야 기업 가운데 직원 1000명 이상을 고용한 19곳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다.
보고서를 보면, 관리직을 제외한 직접 생산공정에 투입된 노동자 가운데 정규직이 없는 공장이 15곳이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아차 모닝공장(950명), 에스티엑스(STX)중공업(1840명), 현대중공업 군산공장(2700명), 현대하이스코 울산공장(300명)은 생산직 노동자들이 모두 사내하청이다. 이른바 ‘정규직이 0명인 공장’이다. 현대차 부품회사인 현대모비스의 경우 12개 공장 가운데 울산, 이화, 아산, 서산 등 8개 공장은 생산직 중 사내하청 비율이 최소 74%에서 최대 95%에 이른다. 또다른 현대차 부품회사인 현대위아의 3개 공장(포승, 광주, 반월) 생산직도 사내하청 비율이 86%를 차지하고 있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현대모비스 8개 공장과 현대위아 3개 공장에서 일하는 소수의 정규직은 그나마 관리직이고 생산공정은 전원 사내하청”이라며 “사실상 비정규직 공장”이라고 말했다. 현대모비스의 경우 부품회사지만 지난해 순이익이 2조4233억원으로 완성차인 기아자동차보다 높고, 2009년과 견줘 8091억원(50%)이나 이익이 증가했지만 정규직은 137명만이 늘었다. 현대모비스는 생산직 중 사내하청이 2684명으로 정규직(1918명)보다 766명이 더 많다. ‘정규직 0명 공장’이 있는 철강업체 현대하이스코도 1년 사이 순이익이 무려 265.8% 증가했으나 정규직은 고작 41명(3.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조선산업은 생산직 가운데 사내하청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등 비정규직 문제가 심각하다. 현대중공업 등 6개의 조선소도 1년 사이 최대 148.5%(에스티엑스조선해양)에서 최소 19.9%(현대미포조선)의 순이익이 증가했지만 4곳에서 일자리가 줄었고, 2곳만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정규직 일자리는 대부분 비정규직으로 채워졌다. 에스티엑스 조선해양은 생산직 중 사내하청 비율이 81.6%로 가장 높고, 현대삼호중공업(71.9%), 대우조선(68.1%), 현대미포조선(67.4%), 삼성중공업(62%), 현대중공업(51.7%)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자동차산업의 경우도 한국지엠은 1년 사이 순이익이 270%, 기아자동차는 55.5%나 늘었는데도 일자리는 되레 732명(-4.35%), 25명(-0.07%)이 줄었다. 현대자동차도 순이익이 77.9%나 증가했으나 일자리는 0.27%(153명)만이 늘었다.
금속노조는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약속하며 감세정책의 혜택을 챙긴 대기업들은 되레 비정규직 중심의 ‘나쁜 일자리’를 만드는 주역이었다”며 “노조는 올해 정규직 채용을 늘리고, 정규직화 투쟁 등 비정규직 없는 공장을 확산시키는 사회운동을 벌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