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1.06.09 16:04
수정 : 2011.06.09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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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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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노조 “회사가 타임오프 빌미로 징계 협박하고 탄압”
회사 4월부터 시행 강행하며 전임자 월급 지급하지 않아
[속보]현대자동차 노동조합 간부가 타임오프제(회사가 임금을 지급하는 노조 전임자 수를 제한하는 제도) 시행에 항의하며 자살해 충격을 주고 있다.
9일 노동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현대차 아산공장 정규직 노조 간부 박아무개(49)씨는 이날 아침 자신이 일하던 엔진 1부 남자 화장실에서 목을 매 자살했다. 박씨의 주검은 같은 부서의 조장이 아침 8시께 발견했다.
박씨는 자살한 현장에 유서를 남겼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유서에는 타임오프로 노조 활동이 제약받고 활동비를 받지 못해 힘들다는 내용이 있다”고 전했다. 유서 원본은 경찰이 조사를 위해 가져간 상태다. 노조는 유서 사본을 갖고 있으며, 공개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박씨가 자살한 직후 현대차 아산공장 노조 공동현장위원회는 성명을 내어 “현대차 관리자가 타임오프를 빌미로 징계를 협박하고 탄압해 박씨가 목숨으로 항거했다”며 “박 열사는 유서를 통해 현대차 노조에게 현대차와 타임오프제 박살을 목표로 한 판 싸움을 주문했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비상근 노조 간부로 활동하며 최근 여러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와 현대차 노조는 그동안 타임오프제 시행과 관련해 갈등을 겪어왔다. 현대차는 4월부터 타임오프제 시행을 강행했는데 노조는 현장에 시행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며 반대해왔다. 노조는 회사 쪽에 현재까지 노조 전임자 명단을 제출하지 않았고 현대차는 이 때문에 노조 전임자의 월급을 지급하지 않아왔다. 현대차 노사는 임단협과 타임오프 문제로 8일 상견례를 하는 등 본격적인 교섭에 들어간 상태였다.
오후 3시 현재까지 고인의 주검은 사망 장소에 그대로 남겨진 상황이다. 박씨의 유가족은 고인의 사망과 관련해 현대차 쪽의 책임 있는 해명이 있기 전에 주검을 공장 밖으로 내보내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
허재현 기자 catalu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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