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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2.13 22:08 수정 : 2012.02.13 22:58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1000일을 나흘 앞둔 지난 11일 저녁 경기도 평택시 칠괴동 쌍용자동차 정문 앞에서 열린 ‘정리해고 철폐와 원상회복을 위한 민주노총 결의대회’에서 참석자들이 ‘희망 만들기 1박2일 행사’의 하나로 기차놀이를 하고 있다. 평택/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정리해고 철회투쟁 1000일

자동차 생산·판매대수
구조조정 이전 수준인데
해고자 재고용 차일피일
노동강도 10년래 ‘최악’
노조 “합의정신 지켜야”

2009년 6월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했던 쌍용자동차의 경영 실적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만큼, 무급휴직자와 정리해고자들을 회사로 복귀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과 ‘비정규직 없는 세상 네트워크’는 쌍용차 정리해고 투쟁 1000일(2월15일)을 맞아 13일 오후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쌍용차 정리해고 철회 촉구’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서 산업노동정책연구소 이종탁 선임연구원은 “쌍용차의 생산·판매 규모가 연간 10만대를 넘어서고, 올해 12만3000대 판매와 약 3조원의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어느 정도 경영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 상황이 됐으니, 쌍용차 노동자들의 현장 복귀와 재고용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이 이날 공개한 한국자동차공업협회 자료를 보면, 2009년 3만대로 추락했던 쌍용차의 자동차 생산·판매 대수가 2010년 8만대를 넘었고, 지난해에는 11만대를 돌파했다. 이는 쌍용차가 잘 팔리던 2002년(16만대)보다는 낮지만 구조조정을 하기 전인 2006년(11만대)과 비슷한 수치다. 2010년엔 80억원의 흑자도 냈다.

노동자들의 노동강도를 낮춰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노동강도를 추정할 수 있는 쌍용차의 1인당 자동차 생산대수를 보면, 2004년 16.85대에서 구조조정 시점인 2009년 7.29대까지 떨어졌으나 지난해 23.6대까지 치솟아 최근 10년 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자동차 생산대수가 이미 구조조정 이전 수준에 가까워지고 있으나 노동자들이 대폭 줄어든 탓이다. 인력 부족의 정황은 노동시간에서도 엿볼 수 있다. 지난해 9~10월 고용노동부가 쌍용차에 대해 노동시간 실태조사를 해보니, 평택공장(조립 3팀)과 창원공장(엔진)에서 법적 한도인 주당 12시간을 넘긴 15시간의 연장근로를 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 연구원은 “정부와 관련 지방자치단체들은 휴직자·해고자 복귀를 위한 확실한 메시지를 기업과 경영진에게 전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최기민 정책실장도 “노동자들의 죽음을 막기 위해서는 복직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며 “전면적인 복직이 힘들다면 복직 일정 정도라도 확정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최 실장은 회사가 ‘8·6 합의’의 정신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쌍용차 노사는 2009년 8월6일 ‘461명의 무급휴직자는 1년 뒤 생산물량에 따라 순환근무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다’고 합의한 바 있다.

이 합의를 두고 노사 양쪽은 엇갈린 해석을 내놓고 있다. 노조는 1년이 지난 만큼 순차적으로 복직을 시켜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회사 쪽은 2교대가 가능한 물량이 확보돼야 복직시킬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 사쪽은 아직 경영상태가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2010년에 흑자를 냈지만 지난해에는 1000억원가량의 적자가 났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원자재 가격이 오르는데 투자할 데는 많고, 자동차 가격을 함부로 올릴 수 없으니 자동차 판매가 늘었다고 해도 쉽게 흑자를 낼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무급휴직자 복귀가 가능한) 2교대로 가려면 1년에 적어도 16만대를 생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자살률, 일반인의 3.7배…해고자들 ‘벼랑끝’
해직자·가족 등 20명 숨져
희망텐트·희망뚜벅이 등
사회적 연대가 그나마 위안

지난 2009년 6월 2600여명의 쌍용차 노동자들은 구조조정을 당해 거리로 내몰렸다. 정리해고 대상자 2646명 중 2026명은 희망퇴직을 했고 77일 동안 공장 점거 농성을 통해 461명은 무급휴직, 159명은 정리해고가 됐다.

사회복지가 취약한 우리나라에서는 해고되는 순간, 삶의 벼랑 끝에 서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실업급여는 용돈 수준인데다 재취업이 어려워 쌍용차 해고자들은 가족이 붕괴되는 등 경제적·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 지난 1000일 동안 쌍용차 노동자와 가족 등 모두 20명이 사망했다는 사실은 이들의 고통이 얼마나 컸는지 짐작하게 한다. 11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9명은 심근경색 등이 원인이었다. 지난해 6월 ‘쌍용차 노동자에 대한 정신건강 실태조사’를 보면, 이들의 자살률과 심근경색 사망률은 일반인보다 각각 3.7배, 18.3배 높았다. 죽음이 여기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이 쌍용차 해고자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희망텐트, 희망뚜벅이 등 사회적 연대는 쌍용차 해고자들의 유일한 위로가 되고 있다. ‘비정규직·정리해고 없는 세상을 향한 희망뚜벅이’와 금속노조 조합원 3000여명은 지난 11일 경기도 평택에 있는 쌍용차 앞에서 집회를 열고 정리해고 철회를 촉구했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관계자는 “희망버스가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를 막아냈듯이 사회적 연대만이 쌍용차 정리해고 문제를 풀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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