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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최종 통보 시한인 오후 4시를 넘기고도 노사 교섭이 합의를 이루지 못하자 주재홍 부사장이 회의장을 빠져나오고 하고 있다. 청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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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긴급조정권 파장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 파업이 끝내 ‘긴급조정권 발동’을 불러옴에 따라, 노사정 관계가 더욱 험로에 접어들게 됐다. 정부는 이날 “국가경제에 미치는 심대한 영향”을 거듭 강조했으나, 노동계는 노사자율의 대원칙을 저버린 권위주의적 친재벌 조처라고 비난해 노-정 불신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노조쪽 양보안 불구 교섭 끝내 실패
민주노총 연대 천명속 투쟁 격화할듯 타율로 막내린 파업=정부는 이날 오전 11시로 예고한 긴급조정권 발동 시한을 두 차례나 미뤄가며 노사의 막판 타결을 기다렸다. 아침 6시부터 노사가 집중교섭에 나서면서 적극 협상 의지를 보인데다 정부도 될수록 긴급조정권 발동이라는 부담을 피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노동부의 한 관계자는 “자율과 참여를 강조해온 참여정부에서 전례가 많지 않은 긴급조정권을 발동하는 데 부담이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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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노사 교섭 경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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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 결렬 쟁점들=노조 쪽은 이날 오전 △자격심의위원회 노조대표 의결권 △단기병가제 신설 등의 요구를 잇달아 포기했다. 이어 오후 들어선 최대 쟁점인 ‘연간 총비행시간 제한’ 및 ‘휴일 일수’에서도 양보안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지난주말 이미, 이동시간을 포함해 총비행시간을 1천시간으로 제한하자던 애초 요구에서 ‘3년 유예 뒤 적용’으로 후퇴한 상태였다. 양상우 기자 ysw@hani.co.k
노조 “일단 업무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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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충북 청원군 초정스파텔에서 열린 아시아나 노사 마지막 교섭이 끝내 결렬되자 김영근(맨 왼쪽) 조종사노조 위원장이 회의장을 빠져 나가고 있다. 청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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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보은군 신정유스타운에서 파업농성을 벌여온 402명의 노조원들은 10일 아침 6시부터 근처 청원군 초정스파텔에서 12시간 가까이 마라톤 협상을 마치고 농성장으로 복귀한 김영근(53) 노조위원장 등 대표단을 박수와 환호로 맞았다. 노조원들은 ‘긴급조정 웬말이냐 참여정부 각성하라!’, ‘참여정부 긴급조정 반드시 심판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김 위원장은 이날 저녁 8시30분 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402명의 조종사 노조원은 아시아나 일반 노조,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 민주노총 등과 연대하는 등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노조의 주장을 펴 나갈 생각”이라며 “일단 현장으로 복귀해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노조 간부들은 “긴급조정권이 발동된 이상, 사쪽이 더 나은 안을 내놓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협상재개는 무의미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당분간 중앙노동위원회가 주도하는 ‘조정’ 노력도 난항이 예상된다. 한편, 회사 쪽은 “11일 아침 8시까지 거주지로 복귀한 뒤 임무수행을 위해 대기해 달라”고 통보했다.보은/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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