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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8.19 18:26 수정 : 2005.08.19 19:55

“컨테이너박스도 최고의 근무환경” 금속연맹 법률원 울산사무소 ‘ 드림팀’

“컨테이너박스도 최고의 근무환경”

노동전문 변호사 2명과 노동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노동운동가로 이루어진 ‘드림팀’이 울산에서 탄생했다.

드림팀의 주역들은 정기호(34), 고재환(39)씨 등 2명의 노동전문 변호사와 위경희(35·여) 금속연맹 총무부장. 세 사람은 19일 문을 연 금속연맹 법률원 울산사무소에서 첫날부터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세 사람의 얼굴에서는 비록 초라한 사무실이지만 ‘노동운동의 메카’로 불리는 울산에서 노동자들의 인권을 위해 일하게 된 데 대한 자부심을 읽을 수 있다.

정기호·고재환 노동변호사와 위경희 총무부장
“임금·해고·산재등 노동법률문제 해결 뒷받침”

이들의 사무실은 외양부터가 변호사들이 일하는 곳이라고 믿을 수 없을 만큼 초라하다. 울산 남구 삼산동 민주노총 울산본부 뒤편 컨테이너박스에 자리 잡은 사무실은 열악한 우리나라 노동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정 변호사는 사시 44회 출신으로 지난 1월 사업연수원을 졸업했으며, 고 변호사는 사시 42회 출신으로 2003년 사법연수원을 졸업했다. 이들은 사법연수원 졸업과 동시에 금속연맹에 입사해 금속연맹 법률원에서 활동해 왔다. 입사하자마자 울산에 투입된 정 변호사와 위 부장은 울산사무소가 정식으로 문을 열기 전인 지난 5월부터 활동하며, 울산건설플랜트노조 파업 사태와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조 문제 등을 처리했다. 울산건설플랜트 파업 때는 구속된 플랜트 노조 간부, 조합원 등 노동자 50여명의 손발이 되어 변호를 맡아왔다. 뿐만 아니라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조문제에 있어서도 구속된 해당 조합원들의 법률 분쟁에 변호인으로 나서 이들의 입장을 적극 변호하는 등 문자 그대로 숨 쉴 새 없는 시간을 보내온 셈이다.

이들은 매일 10건 이상의 전화 상담과 6~7건의 면접상담만으로도 하루해가 짧을 지경이다. 울산지역 모든 노동조합과 조합원들을 상담하고, 노조 관련 민·형사 소송에 대한 법적 대응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한국노총 소속 노동자들까지 이곳을 찾는다. 개소식 당일인 19일에도 고 변호사는 서울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했다.

정 변호사는 “돈을 벌겠다는 욕심이 없기 때문에 고정 월급에 상여금도 시간외 수당도 없지만 노동 단체 소속으로 노동계를 위한 변호사로 일하고 있는 이 순간이 가장 좋은 근무환경에서 일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 “법률원 울산 사무소는 노동계의 임금 및 단체협약 체결 등의 일상적 노조활동과 투쟁 현장과 관련된 내용을 비롯해 임금, 해고, 산재 등 각종 노동 사건의 법률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극 나서겠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말했다.

위 부장은 “앞으로 노무사도 영입하고 직원도 늘릴 계획이지만, 아직은 현실적 여건이 이를 허락하지 않는다”며 “서울을 제외한 지역에는 창원에 이어 울산이 두번째 법률원 사무소인데, 이 역시 더욱 늘어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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