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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스리랑카 이주 노동자들이 9월중에 자신들이 모은 ‘쓰나미’ 성금을 받게될 부모를 잃은 고국의 어린 학생 75명의 추천 서류 등을 보고 있다.
안산/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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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라, 내 동생들 아픔 덜어 주고파”
“고국의 아픔을 함께 하려고요” 최근 국내에 체류 중인 스리랑카 이주 노동자들이 쓰나미(지진해일)로 부모를 잃은 고국의 어린이들을 돕기 위한 성금 모금에 나서 십시일반으로 1880만원을 모았다. 섬나라인 스리랑카는 지난해 연말 닥친 ‘쓰나미’로 8만명의 사망자를 낼 만큼 남아시아에서도 대표적인 피해 지역이었다. 경기 안산지역의 스리랑카 이주 노동자 카말(31·?5n사진) 등은 “지난해 연말 ‘쓰나미’ 피해로 가족을 잃는 동료들이 많이 귀국했고 남아있는 동료들이 텔레비전에 나온 고국의 참상에 마음이 아파 성금 모금을 벌이게 됐다”고 6일 말했다. 안산지역 스리랑카 출신 이주 노동자 300여명 중 280명이 1인당 적게는 5만원에서 18만원까지 모금운동에 참여했고 주변의 한국인들도 2백만원의 성금을 모아 이들에게 전달했다. 반월·시화공단의 이른바 3디업종에서 대부분 일하는 이들이 야간연장근무를 포함해 하루 평균 12시간 꼬박 일하고 받는 월급은 대략 1백10여만원 안팎. 그러나 성금모금에 대한 열기는 뜨거워 스리랑카 돈으로 140만 루피라는 적지 않은 돈이 모아졌다. 이들은 최근 자체 모임을 열어 성금을 ‘쓰나미’ 피해 어린이들을 돕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리고 비영리법인 스리랑카의 사하노다 재단으로부터 우리나라의 초·중학생에 해당되는 6∼17살 학생들 중 쓰나미로 부모를 잃은 75명을 추천받았다. 이들 대부분은 스리랑카 중에서도 피해가 컸던 마하타르와 한반토드 지역 출신이다. 학교 교장이 확인 서명한 학생들의 추천서에는 1년이 되도록 아물지 않는 ‘쓰나미’ 상처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나이는 열한 살, 학년은 6학년, 쓰나미로 가슴을 다쳤고 어머니, 누나, 동생을 잃었음. 아버지 직업은 어부이며 현재 아버지의 동생 집에서 거주 중” 아세일라(25)는 “9월 중에 학생 1명당 매달 900루피(1만4천원 가량)의 학비와 식비를 2년 간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중 2백 루피 정도는 2년간 매년 모아 두었다가 지원이 끝나는 2년 뒤 지원 학생들에게 상급학교 진학을 위해 일시불로 줄 예정이다. 스리랑카 노동자들은 그러나 “쓰나미로 부모를 잃은 어린 아이들의 수가 1만여 명에 이른다”며 성금 모금으로 자신들이 도와줄 수 있는 학생이 75명에 불과한 것을 아쉬워했다.안산/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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