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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0.21 19:21 수정 : 2005.10.21 22:05

위원장에 전재환 …기존 노선 뒤엎진 않을듯
온건파에 쓴맛 정부쪽 카드에 관심


민주노총이 21일 중앙집행위원회 회의를 통해 전재환(45) 금속연맹위원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켰다. 비대위는 기자회견에서 “지도부 총사퇴에 따른 후폭풍을 막고, 하반기 투쟁·조직 혁신·차기지도부 선출이란 과제를 풀기 위해 조합원들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비대위 구성 논의=이날 민주노총 산별위원장들과 지역본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중집회의는 내내 심각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사퇴한 지도부의 ‘사회적 교섭 노선’을 지지해온 산별위원장들이나, 지도부 사퇴를 요구했던 이른바 ‘좌파’ 진영의 산별위원장들 모두 비대위 구성에 적극 참여할 뜻을 밝혔다. 결국 비대위는 금속·공공·사무금융·건설·화학섬유·보건·전교조 등 산별위원장 7명과 서울·인천지역본부장 2명이 참여하는 범정파 연합체로 구성됐다.

비대위원장으로는 양경규 공공연맹위원장과 전 금속연맹위원장 등 ‘좌파’ 인사들이 거론되다 전 위원장이 맡는 쪽으로 합의했다. 전 위원장은 대우중공업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금속산업연맹 수석부위원장을 거쳐 올해 선거에서 위원장이 됐다. 비대위 집행위원장은 배강욱 민주화학섬유연맹 위원장이 맡기로 했다.

현안대응 전망=사퇴한 지도부는 “투쟁과 함께 사회적 교섭을 통해 협상을 병행해야 한다”는 노선을 견지해온 ‘국민파’ 인사들이었다. 반면, ‘지도부 사퇴’를 관철시키며 ‘주도권’을 넘겨받은 쪽은 “대정부·사용자 투쟁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을 펴온 ‘중앙파’와 ‘현장파’ 등 ‘좌파’ 인사들이다. 그렇지만 비대위는 사퇴한 지도부가 이미 잡아놓은 계획을 크게 뛰어넘는 투쟁방식을 채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파’가 6명, ‘좌파’ 3명인 비대위 구성도 급격한 변화의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임을 점치게 한다.

민주노총 관계자들은 비대위가 일부 투쟁일정을 수정할 가능성이 있지만, 11월 말 총파업 돌입을 뼈대로 하는 ‘사퇴한 지도부’의 하반기 투쟁계획을 크게 바꾸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대의원 지지분포로는 여전히 ‘국민파’가 다수를 차지하고, 비정규직 입법 투쟁과 관련한 대공장 노조들의 태도가 미온적이라는 점은 초강경투쟁의 가능성을 구조적으로 막는 요인이다.

강경-온건 이분법 유효한가? =보수진영에서는 ‘강경-온건파’라는 이분법으로 민주노총 사정을 분석하며 강경 투쟁을 점치는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많은 민주노총 안팎의 인사들은 이런 분석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민주노총법률원의 한 간부는 “사퇴한 지도부가 대정부 교섭을 중요시했음에도 지금의 노-정 관계는 군사독재정권 이후 최악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노동현안 해결 방식과 노정관계의 회복을 위한 열쇠 가운데 하나는 여전히 정부가 쥐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이미 스스로도 ‘온건파’로 분류해온 민주노총 지도부와 최악의 관계악화를 경험했다. 때문에 비대위 체제의 민주노총에 내놓을 정부의 카드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상우 기자 y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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