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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1.11 19:17 수정 : 2005.11.11 19:17

양상우 기자

현장에서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민주노총 사무실은 언제나 분주하다.

각종 행사가 하루도 거르지 않고 벌어진다. 또 안팎으로 크고 작은 당면과제들이 쉴 틈을 주지 않는다. 이런 풍경은 창립 열 돌을 맞은 11일에도 변함이 없었다. 기념토론회와 기념행사까지 함께 치른 이날은 평소보다 더 바쁘게 돌아갔다.

그렇지만 한 간부는 “10주년 기념일이라지만, 그런 거 생각할 겨를도 없다”고 했다. 그는 “모두 비정규직법안 관련 투쟁, 노사관계 재편 로드맵, 내부 조직 혁신 등 민주노총뿐 아니라 사회의 운명까지 바꾸는 과제들로 바쁘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다른 이는 “모두 ‘위기’라는 인식이 팽배한 상태에서 ‘생일’을 실감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는 이날 오후 ‘민주노총의 현재, 그리고 미래’라는 주제로 열린 ‘10주년 기념토론회’ 자리에서 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됐다.

“현장 조직력은 약화됐고 정규직과 기업 중심 노조운동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으며, 분파주의적 경향은 위기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이상학 민주노총 정책연구원장)는 자책에서 “관성과 한계를 넘어서 자기혁신과 최소한의 자기정화 기능이라도 수행할 수 있는지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조돈문 가톨릭대 교수)는 뼈아픈 지적까지 줄을 이었다.

민주노총은 지난 10년 동안 누구도 부인하지 못하는 굵직한 자취를 남겼다. 하지만 열 돌 잔칫날 마주한 것은 ‘덕담’ 대신 ‘자책’과 ‘훈계’, 그리고 ‘우려’였다. 거기엔 아직도 저버릴 수 없는 민주노총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양상우 기자 y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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