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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서울 영등포 구민회관에서 열린 민주노총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사회적 교섭안건에 대한 표결 처리를 반대하는 일부 대의원과 참관인들이 단상을 점거해 소화기를 뿌리는 등 소란을 피우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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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점거하고 의자 던지는등 충돌… ‘노사정 복귀’ 정족수 미달 또 무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사회적 교섭 안건’을 처리하기 위해 1일 오후 2시30분부터 서울 영등포 구민회관에서 연 임시대의원대회가 안건 처리에 반대하는 일부 노조원들의 폭력적 의사진행 방해로 파행을 겪은 끝에 의사정족수 미달로 유회됐다. 이에 따라 민주노총 집행부의 노사정 대화체제 복귀 시도는 지난달 20~21일 속리산에서 열린 정기대의원대회에 이어 또다시 무산됐다. 이날 대회에서 안건 처리에 반대하는 일부 대의원과 참관인들은 단상을 점거하고 조직적으로 의사진행을 방해했으며, 이 과정에서 난동에 가까운 행동을 벌여 대다수 대의원들의 분노를 샀다. 이들은 소화전의 호스로 물을 뿌리고 집기를 집어던졌으며, 의장석 앞으로 시너병을 던지는가 하면 위원장을 의장석에서 밀어내고 의사봉을 빼앗아 던지기도 했다.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노조간부들의 ‘취직장사’가 드러나면서 국민 사이에 노동조합의 도덕성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진 가운데 민주노총의 대의원대회가 폭력으로 얼룩진 점은 앞으로 노동운동 진영의 큰 상처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금속연맹, 공공연맹, 사회보험노조 등의 일부 대의원과 참관인 등이 중심이 된 80여명의 노조원들은 오후 5시20분께 대회 의장인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이 사회적 교섭 안건에 대한 토론을 종결하고 표결에 들어갈 것을 선언하자 단상 점거를 시도해 5시30분께 단상 오른쪽을 점거했다. 이들은 이 위원장이 “정상적 절차를 거쳐 부결되면 조합원들의 뜻으로 받아들이고 노정교섭이나 따로 노사교섭을 벌여나가겠다”고 의사진행에 협조해 줄 것을 설득했지만, “노사정 대화 복귀는 전체 노동자들에 대한 배신”이라며 단상을 내려가지 않고 의사진행을 막았다.
이런 혼란 속에서도 이 위원장은 저녁 8시40분께 사회적 교섭 안건에 대한 표결을 강행했으나, 밤 9시30분께 정족수를 계산한 결과 전체 대의원의 과반수(393명)에 17명이 모자라는 376명의 대의원만이 자리를 지켜 결국 회의 자체가 유회됐다. 이 위원장은 대회가 폭력으로 얼룩지고 개표 결과를 발표하지 못하는 사태까지 벌어지자 신상발언을 통해 “이번 대의원대회가 무산될 경우 위원장에 대한 불신임으로 보고 위원장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이수봉 민주노총 대변인은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가까운 시일안에 다시 대의원대회를 소집하고 아울러 위원장을 포함한 집행부의 거취에 대해서도 최종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수 이형섭 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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