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2.11 19:24
수정 : 2005.12.11 19:24
대한항공 파업 전말·표정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쪽의 거듭된 양보에도 불구하고 회사 쪽은 시민들의 불편과 고임금 노조 투쟁에 대한 비판 여론 등에 기대 애초부터 협상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노사협상 경과=긴급조정권 발동을 앞두고 이뤄진 노사 교섭에서 노조는 파업 돌입 당시 요구안인 ‘총액 6.5% 인상’을 수정한 ‘4.5% 인상’을 내놓고 협상에 임했다. 반면 파업 이후 재개된 4차례 교섭에서 사쪽은 수정제안 없이 기본급 2.5% 인상을 끝까지 고수했으며, 결국 11일 오전 2시5분께 일방적으로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애초 총액대비 6.5% 인상을 주장했던 노조 쪽은 올 연말 기준으로 6천억원에 이르는 영업이익에 대한 합리적 분배를 그 근거로 들었다. 그러나 사쪽은 유가상승에 따른 비용지출과 환차손 등을 감안하면 경상이익은 1천억원대에 불과하고, 임금인상 여부를 사쪽에 위임한 일반노조와의 형평성을 고려할 때 중앙노동위원회가 조정안으로 내놓은 기본급 2.5% 인상 이상은 들어줄 수 없다고 밝혔다. 노조 쪽은 “사쪽이 한번도 스스로 수정안을 내놓지 않았다”고 말했다.
파업 피해에 대해서도 회사는 이미 8~10일까지 501억원의 매출손실을 입었고, 13일까지는 1823억원의 매출손실을 입는다며 임금동결의 추가 근거로 내세웠다. 하지만 노조는 파업을 통해 회사는 국내선 등 적자노선부터 감편해 회사의 손익은 파업으로 오히려 더 나아졌다고 주장했다.
노조 표정=파업 해산에 이어 회사 쪽이 곧바로 이날 오후 2시까지 조종 기종 별로 김포 대한항공 본사와 서울 등촌동 중앙교육원에 집합하라는 명령을 내리자, 노조원들은 착잡함을 감추지 못했다.
박병렬 노조대변인은 “정부가 파업 전부터 연일 긴급조정권 발동을 밝히는 데 어느 사용자가 협상을 제대로 하려 하겠느냐”고 말했다. 앞서 신만수 위원장은 파업해산식에서 “일년에 두 번씩이나 법의 미명 하에 저질러진 단체행동권에 대한 탄압은 길이 기억될 것”이라고 “파업은 중지하지만 오늘을 잊지 말자”고 말했다.
양상우, 영종도/조기원 기자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