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1.22 20:01
수정 : 2006.01.22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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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익산골프장의 한 경기보조원이 지난해 10월 국회 앞에서 노조 활동 보장을 요구하는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전국민간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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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보조원 노조활동 이유로 시아버지 전세금까지 가압류
“노조 활동했다고 시아버지 전세금까지 가압류를 했습니다.”
전북 익산골프장 노조원 52명은 최근까지 모두 13억여원에 이르는 채권을 가압류당했다. 경기보조원(캐디)의 노조 활동 인정을 요구하며 분규를 일으켜 골프장 쪽에 손해를 입혔다는 것이다.
경기보조원의 노조 활동을 인정하던 ㅇ골프장은 성원건설이 인수한 지 1년여만인 지난해 3월부터 ‘경기보조원 노조 활동 불가’를 통보했다. 집회가 이어졌고 경기보조원들은 지난해 9월부터 100일이 넘도록 일을 나가지 못했다. 노조위원장은 해고를 당했고 수십명의 조합원도 징계를 받았다. 회사 쪽은 경기보조원들의 남편 봉급, 홀어머니나 시부모 셋방 가재도구까지 가압류하고 있다.
경기 남여주골프장에서도 회사 쪽은 파업을 풀지 않고 노조 탈퇴를 하지 않은 노조 간부 ㅁ씨에 대해 2004년 1월부터 한달여 동안 클럽하우스 지하실 대기명령을 내렸다. 한겨울 난방도 되지 않는 곳에 사실상 감금한 셈이다. ㅁ씨는 지하실을 뛰쳐나왔고, 지시위반을 이유로 징계를 받았다.
회사 쪽은 또 같은해 8월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자 업무방해 노동자에 대해 하루에 50만원씩 물어야 한다는 내용의 법원 가처분 결정을 받아내, 돈을 내지 못한 ㅁ씨의 집에 대한 강제집행에 들어갔다. 결국 ㅁ씨의 홀어머니와 어린 아들은 냉장고와 가스레인지 등 가전제품을 모두 빼앗겼다.
160일이 넘도록 분규가 이어지는 경기 여주골프장도 조합원 45명 모두를 대기발령했다. 지난해 8월 쟁의행위 기간 동안 ‘투명경영’ 등 구호가 적힌 리본을 달았다는 이유다. 이어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적용한다며 대기발령 이후 임금을 주지 않고 있다. 노조는 임금지급 판결을 받아냈지만 회사 쪽은 겨울철이라는 이유로 문을 닫아버렸다.
경기 레이크사이드골프장은 용역회사 직원들을 동원해 단체협약 체결과 원직복직 등을 요구하는 40여명의 노조원들이 골프장 안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석달째 막고 있다. 회사 쪽은 심지어 사태 파악에 나선 노동부 근로감독관까지 골프장에 들여보내지 않는 등 기세를 더하고 있다고 노조원들은 전했다.
민주노총 전국민간서비스산업노조연맹 조합원 30여명은 18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한국골프회관을 찾아가 “회원골프장에 대한 지도·감독 의무가 있는 골프장경영협회가 나서 노동자들의 생계 문제가 달려 있는 사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협회 관계자는 “이른 시일 안에 협회의 입장을 정리해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성 기자
rpqkf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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