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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창간] 강행원 한국불교미술협회장
“딸이 기자가 되고 싶다기에, ‘그럼 꼭 한겨레를 가라’고 했습니다.” ‘2006 한겨레를 위한 한국미술 120인 마음전’에 참여했던 강행원(59) 한국불교미술협회 회장은 한겨레와의 인연이 깊다. 1988년 한겨레 창간발기위원으로 참여했고, 17년 동안 꾸준히 한겨레의 지평을 넓혀온 미술계 인사다. 이번 마음전에는 <갯일하는 아낙> 등 작품 2점을 내놓았는데 인기리에 팔렸다. 강 회장은 한겨레의 주인이면서도 “이번 ‘마음전’에 참여하기까지 마음이 편치는 않았다”고 말했다. 한겨레가 예전 같지 않아 마뜩잖은데다 ‘그래도 한겨레인데 힘을 실어줘야지’ 하고 결심했더니 벌어진 판이 흡족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솔직히 한겨레의 색깔이 모호해졌어요. 세상이 변했다지만 여전히 선명한 진보지 역할을 해줬으면 하는데 결정적으로 마음을 아프게 한 순간이 몇 번 있었지요.” 그의 주문은 제2창간을 하면서 새로 주주를 모으고 독자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시대에 한겨레는 무엇을 말해야 하는가에 대해 기자들이 다시 한번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창간발기위원…‘마음전’ 에도 작품 내놔진보성 옅어져 실망도 많지만 애정 여전
“한겨레 부수가 조중동 따라잡아야
균형 잡힌 평화의 세상 되겠죠” 마음전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털어놨다. “한국미술협회와 민족미술인협회가 함께 한겨레의 도약을 위해 힘을 실어준다는 의미도 좋지만 너무 판을 크게 벌여놓으니 ‘이건 아닌데…’ 싶었습니다. 혹시 다음번에 이런 행사를 기획한다면 작품 수보다는 작가의 정신세계가 담긴 작품의 질에 초점을 맞추길 바랍니다.” 그는 “창간 발기인으로 활동하던 당시 ‘주주로 참여해달라’고 권유하면 슬슬 피하던 친구들이 앞장서 참여한 것을 보면 세상도, 한겨레도 많이 좋아졌다”고 에둘러 표현했다. 한때 고은·황석영·박완서 등 쟁쟁한 문인들의 작품이 신문에 연재될 때 같이 작업해 언론계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는 강 회장은 한겨레에 ‘단소리’보다 ‘쓴소리’를 많이 했지만, 깊은 마음속 ‘단심’은 여전한 것 같았다.
“사실 조·중·동은 한 색깔입니다. 세상이 좌우가 어우러져야 균형 잡히는 것처럼, 한겨레의 발행부수가 셋을 합친 정도는 돼야지요. 그렇게 어울릴 때 평화의 교향곡이 울려 퍼질 겁니다.” 김보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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