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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6.01 21:45 수정 : 2006.06.01 21:45

한국 정부 ‘민족통신’ ‘조선신보’ 차단시켜
동포언론 이민3·4세 한글교재 활용 관심을
독재시절 미국이민…98년 ‘코리아나뉴스’ 창간

[이사람] 고국 방문한 정채환 재외동포언론인협의회장

정채환(59·미 LA 코리아나뉴스 발행인) 재외동포언론인협의회장은 정부의 일부 인터넷사이트 차단 조처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한국기자협회 주관으로 25일 시작해 2일 막을 내리는 제5회 재외동포기자대회에 참석중인 그는 5공초 군사정부에 염증 나 미국행 비행기에 오를 때가 자꾸 생각난다고 했다. “외환은행 과장때였습니다. 유신에 이어 군사독재가 계속되니 가슴이 탁 막혀옵디다. 친구소개로 당시 김태홍 기자협회장을 숨겨준 사실이 탄로나 계엄당국 시달림을 받았어요. 숨소리 발소리도 제대로 못내는 세상, 떠나기로 한 겁니다.” 그때가 81년이었다. 고려대에서 통계학을 전공해 이민 초 보험, 부동산에 손대 제법 돈을 모았다. 그러다 SAT진흥재단을 설립해 초대이사장을 맡았다. 이민 15년만의 일이었다. 엘에이지역에서 한인들이 인종차별 받는 것을 보면서 언론사 경영을 결심하고 1998년 주간 <코리아나뉴스>를 창간했다. 그런 그가 자유민주주의 사회로 인터넷 최강국인 대한민국 정부가 벌써 1년 반 넘게 미국의 진보성향 <민족통신>과 일본 총련의 <조선신보> 사이트를 막는데 반발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정 회장이 이번 대회에 참가한 70여 재외동포 언론인과 31일 당국에 ‘사이트 해제 요청문’을 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남북정상들이 만나고 연간 수만명이 왕래하면서 언론사 사이트를 차단하다니 참 이해가 안돼요. 지구상에서 가장 폐쇄적인 사회로 알려진 북한과 같은 방식으로 접근하는 게 안타깝기만 합니다.” 지난해 6월 임기 2년의 재외동포언론인협의회 초대회장에 뽑힌 그는 “이런 일 하라고 저를 회장에 앉힌 것 아니겠느냐”며 “국내와 동포사회를 연결하는 매개체인 동포언론에 대한 정부와 국민들 관심이 절실하다”고 했다. 그는 “세계에 불고 있는 ‘한류 열풍’ 확산에 동포언론 역할이 크다”며 “대한민국 국적의 재외동포와 재외국민에게 적어도 대통령 선거권은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주재국과 본국 사이의 외교관계에 문제가 없는 한 전향적으로 추진하는 게 재외동포 정체성 확립과 한민족 네트워크 실현에도 보탬이 된다”며 “정치권은 자신들의 유·불리를 계산해 투표권을 줄까말까 하지말고 대승적으로 풀어가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재외국민 2세가 기초 군사훈련으로 병역의무를 대체할 일종의 ‘병역특례제’ 도입이 시급하다”는 생각이다. 현행 병역법은 재외동포 2세의 국적이탈을 부추기고 정체성 확립에 혼란을 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말문이 트인 듯 정 회장의 바람은 계속됐다. “해외 동포언론, 지금처럼 방치해선 안됩니다. 외국서 한글로 발행되는 신문이나 방송은 동포 3, 4세들의 최고 한글 교재입니다. 이 교재가 형편 없다고 상상해 보십시요. 동포 3, 4세 가운데 우리말 제대로 읽고 쓰는 애들 없습니다, 없어요.”

이상기 기자 amig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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