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6.08 19:51
수정 : 2006.06.08 22:16
감사원 “2004년 382억 이익 성과급 등으로”
교육 인프라 투자 약속하고도 13억만 집행
<교육방송>(EBS)이 ‘사교육비 경감’을 내걸고 도입된 수능방송 교재를 제조원가 다섯 배 수준의 비싼 값에 팔아, 수백억원대의 폭리를 본 것으로 감사원 감사결과 드러났다. 더구나 교육방송은 교재 판매 이익을 교육 인프라 확충에 투자하겠다는 애초 약속과 달리, 이익의 대부분을 직원 성과급 등으로 쓰는 등 ‘돈잔치’를 벌여온 것으로 밝혀졌다.
감사원은 지난해 6~7월 벌인 ‘교육방송 재무감사’ 결과 이런 사실들이 드러나, 교재 가격 인하와 방만경영 시정 등을 요구했다고 8일 밝혔다.
이를 보면, 교육방송은 정부의 ‘수능방송과 수능시험 연계’ 방침이 나온 2004년 한 해에만 수능교재 출판비용(189억원)의 갑절이 넘는 382억원을 이익으로 챙겼다. 2003년 한 해 이익인 113억원보다 2.4배나 늘어난 액수다. 교육방송은 이 과정에서 마음대로 수능교재 ‘산출가격’을 제조원가의 다섯 배 수준으로 계산하는 등 자체 회계규정을 무시한 편법을 저질렀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교육방송은 또 판매이익 가운데 43억원은 직원 성과급으로 지급했고, 52억원은 퇴직금 누진제 폐지에 따른 보상 용도로 지급할 계획이었던 반면, 저소득층 자녀 교재 무상공급, 사랑의 피시 보내기 운동 같은 인프라 투자에는 13억7천만원만을 집행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이와 함께 감사원은 교육방송이 2000~2004년 사이 해마다 꼬박꼬박 평균 16.1%씩 임금을 올리는 등 방만한 경영을 벌였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해 교육방송 직원 평균 연봉(6700여만원)은 정부투자기관 평균(4358만여원)의 1.5배를 웃돌았다. 퇴직금 누진제 폐지와 관련해서도, 교육방송은 지난해 직원 1인당 평균 2900만원씩을 보상하기로 했다가 이번 감사 이후 이를 통상임금의 200% 지급으로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음악 프로그램인 <스페이스-공감>의 방송제작 기획비 3810만원 전액이 술값·밥값으로 사용되는가 하면, 일부 직원들은 관련 업체로부터 돈을 받았다가 적발되는 등 곳곳에서 예산낭비와 도덕적 해이가 드러났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교육방송은 이번 감사 결과를 두고 “사교육비 경감 취지에 맞게 2006년 2학기부터 교재가격을 인하할 것이며, ‘클린카드제 도입’ 등 내부통제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익 규모와 관련해선 “제조비에 유통비 등 간접비를 더하면 이윤은 25% 정도”라고 해명했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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