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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6.21 20:07 수정 : 2006.06.21 20:07

<문화방송>의 인기 드라마 ‘주몽’이 데이터 방송으로 방영되는 모습. 드라마 화면 위에 등장인물 소개, 촬영 현장 스케치 등 다양한 정보들이 실시간으로 제공되고 있다.

월드컵 맞춰 선보인 디지털TV 멀티모드서비스 평가는

환호와 좌절. 월드컵 축구뿐 아니라, 지상파 방송사들이 월드컵에 맞춰 야심차게 시작한 두 가지 디지털 텔레비전(DTV) 방송 서비스도 명암이 엇갈렸다.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지금까지 봐서는 멀티모드 서비스(MMS)가 ‘자살골’을 넣었다면 데이터 방송은 산뜻한 ‘센터링’을 띄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멀티모드 서비스란 디지털 방송용 1개 채널대역(6㎒)을 여러개로 쪼개서 고화질(HD) 채널, 표준 화질(SD) 채널, 오디오 채널 등을 내보내는 최첨단기술이다. 예를 들어 〈한국방송〉이 채널 9번에선 축구 생중계, 9-1에선 축구 재방송, 9-2에선 오디오 방송을 하는 식이다.

한 채널 쪼개 여러개로 케이블 반발겹쳐 ‘후퇴’

하지만 방송의 생명인 화질이 떨어진다는 시청자들의 불만이 이어졌다. 지난 5일 시작된 멀티모드 서비스 시험방송은 결국 열흘 만에 대폭 축소됐다. 방송위원회는 14일 시험방송 시간을 낮시간(오전 6시~오후 6시)으로 한정하고, 7월10일까지 잡혀 있던 시험방송 기간도 6월30일로 단축했다. 동시 편성 채널 수도 줄였다. 방송위원회 관계자는 “파장을 제대로 예상하지 못했다”며 “시험방송이 중간에 대폭 축소된 이상 본방송 시행은 한동안 물건너 간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멀티모드 서비스의 중도하차에는 경쟁관계인 케이블 방송사들의 반발도 일정 부분 작용했다. 한국케이블텔레비전방송협회는 “지상파의 다채널 방송 시작은 유료방송 시장의 붕괴를 필연적으로 동반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지상파방송사마다 채널이 3~4개로 늘어난다면 케이블 업계로서는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지상파 방송사들의 모임인 한국방송협회는 15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시험방송 과정의 화질 저하 및 수신기 오작동이 지나치게 확대돼 알려졌는데도 유료방송 사업자, 가전사, 일부 신문의 문제제기에 대해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고 시험방송을 축소한 것에 깊은 유감을 표시한다”며 방송위 결정을 되돌리려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이런 논란 속에서 무료 지상파 채널 확대와 디지털 텔레비전 서비스 강화 등 애초 취지는 파묻혀 버렸다. 결국 월드컵을 좋은 기회로 삼으렸던 멀티모드 서비스는 화질이 떨어지는 방송이라는 나쁜 이미지만 남겼다. 방송 3사로서는 억울하겠지만 ‘자살골’을 넣은 셈이 됐다.


반면, 데이터 방송은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지만 순조로운 출발을 했다.

문자·그림 정보등 제공 “디지털 TV 보급에 달려”

지난 6일 〈문화방송〉과 〈에스비에스〉가 시작한 데이터 방송은 텔레비전을 보면서 각종 정보를 문자와 그림, 음향으로 제공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문자·그림 정보의 경우 프로그램 화면 위에 띄우거나 프로그램의 화면 크기를 줄여 남는 화면에 인터넷 웹페이지처럼 보여주기도 한다.

한 보기로 드라마 ‘주몽’을 보다가 해모수가 어떤 인물인지 궁금하다면, 리모컨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해모수에 관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또 프로그램과 관련된 정보 외에 뉴스, 날씨, 교통상황 등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에스비에스는 다음달에는 프로그램을 보면서 관련 상품을 살 수 있는 ‘T-코머스’까지 시작할 계획이다.

데이터 방송은 일단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데는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남은 문제는 수신기 보급이다. 지난달에야 셋톱박스 없이 데이터 방송을 볼 수 있는 텔레비전이 시장에 첫선을 보였다. 또 아직까지 볼만한 콘텐츠들이 부족한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다음달 데이터 방송 본방송을 시작하는 한국방송 이범구 멀티미디어팀장은 “디지털 텔레비전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보급되느냐, 방송사들이 얼마만큼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느냐가 관건이지만, 앞으로 1년 정도면 데이터 방송이 정착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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