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선임 때까지 임기 연장…노조는 퇴진 요구
정연주 KBS 사장의 임기가 30일로 만료됨에 따라 정 사장의 연임 여부를 포함한 차기 사장 선임에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KBS의 사장은 국민의 정서와 생활에 막강한 영향력을 끼치는 최대방송이자 공영방송이라는 점에서 여타 방송사의 수장 교체보다는 훨씬 중대한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런 영향력 때문에 'KBS 사장 선임은 장관급 인사'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현재 KBS 안팎은 무척 시끄러운 상황이다. 정 사장의 연임 관련 문제는 물론 자천타천으로 차기 KBS 사장 후보로 여러 인물들이 거론되고 있다. KBS 노조는 사장추천위원회의 제도화와 정 사장 연임 불가를 외치며 강경 투쟁을 천명하고 있다. 이런 어수선한 분위기는 당분간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KBS 사장은 KBS 이사회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게 돼 있으나, 이 이사회의 새 이사를 추천할 방송위원도 아직 선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방송위원과 KBS 이사가 차례로 선임된다고 하더라도 업무 파악 등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KBS 차기 사장의 윤곽은 빨라야 7월 말은 돼야 드러날 수 있다. 방송법에 따르면 KBS 사장은 임기가 만료되더라도 그 후임자가 임명될 때까지 직무를 대행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차기 사장이 언제 결정될지 모르기 때문에 한동안 어느 정도의 경영 업무 공백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KBS에는 현재 디지털화 전환, 수신료 인상, 조직 개편, 대대적인 가을 프로그램 개편 등 현안이 산적해 있다. KBS 사장 자리를 위해 안팎의 여러 인물들이 은밀하게 뛰고 있다는 점도 이런 분위기를 더욱 복잡하게 하고 있다. KBS 현직 간부는 물론 KBS 출신 인사들도 정치권과 연계해 차기 사장을 위해 뛰고 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한편, 노조는 정 사장의 임기 만료일에 맞춰 강경 투쟁을 펼치겠다고 선언했다. 노조는 26일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 결의에 따라 7월3일부터 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한다. 한미 FTA 저지, 사장추천위원회 제도화 쟁취, 2006년 임금협상 결렬의 이유로 각각 파업을 할지 여부를 조합원에게 묻게 된다. 이어 3일 오전에는 정연주 사장의 출근 저지 투쟁을 계획하고 있다. 노조는 "임기가 만료되는 즉시 용퇴를 선언하는 것이 정 사장 본인이나 KBS의 미래를 위해 바람직하다"면서 "명예퇴진을 거부할 경우 3일 오전 6시 긴급 비상대책위원회를 소집해 출근 저지 투쟁에 돌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영현 기자 cool@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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