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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7.03 14:23 수정 : 2006.07.03 15:23

<한겨레> 오귀환 새 편집국장

[초점!한겨레] <한겨레> 새 편집국장을 소개합니다.
넘치는 아이디어 · 맹렬한 추진력 강점
“근본으로 돌아가 독자 마음 움직일터”

그는 자신감이 넘쳐 보입니다. 때론 당당함이 지나쳐 오만하다는 오해를 사기도 합니다. 12년 전 <한겨레21> 창간 시절을 떠올려봅니다. 그는 취재팀장이었습니다. 창간팀에 시사주간지를 만들어본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습니다. 경험과 준비가 부족했지만, 그는 큰소리를 떵떵 쳤습니다. 조만간 시사주간지 시장을 제패할 거라는 확신으로 가득했습니다. 물론 허풍이 아니었습니다. 흘러넘치는 아이디어와 맹렬한 추진력이 자신감을 뒷받침해 주었습니다. 저에겐 그때 질풍노도처럼 일하던 그의 모습이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있습니다.

이제는 그를 ‘오귀환 편집국장’으로 부릅니다. 얼마전 <한겨레> 편집국장 후보로 임명된 뒤 편집국 기자들의 동의절차를 마치고, 7월2일부터 한겨레 편집국을 이끌게 됐습니다. 3년여간 한겨레를 떠나 있었던 탓에 그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니바람’의 요청으로 그를 만났습니다.

오귀환 편집국장은 82년 4월 조선일보에서 기자생활의 첫발을 디뎠습니다. 당시 한 방송사의 수습기자 시험에도 합격했지만 굳이 신문기자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글’이 좋아서였답니다. <조선일보>에선 신문의 논조로 인해 마음의 갈등이 심했다는군요. 결국 88년 5월 <한겨레> 창간과 함께 직장을 옮기게 됩니다. <조선일보>의 1/3 수준으로 월급을 받았지만, 시대의 요청에 부응하는 좋은 신문을 만든다는 자부심 하나로 행복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한겨레21> 편집장, <한겨레> 사회부장·정치부장을 거쳐 2003년 3월 인터넷 한겨레 대표이사를 마치기까지 한겨레에서 청춘을 다 바쳤습니다.

편집전략을 물어보았습니다. 화두는 ‘휴머니즘’이었습니다. “신문의 절대성이 다양한 매체환경으로 인해 잠식되거나 위협받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이념과 가치관도 다변화·중층화돼갑니다. 하나의 깃발 아래 1천만명이 모이던 시대는 가고, 열개의 깃발 아래 1백만명이 모이기도 힘들어졌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근본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건 휴머니즘입니다.”

97년 <한겨레>사회부장 시절, 그가 주도한 ‘북녘동포 돕기 캠페인’은 휴머니즘의 결정판이었다고 평가할 만 합니다. 한국언론에서 북한 식량난의 진실을 가장 최초로, 가장 정확하게 다룬 본격적인 기획물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보수와 진보를 뛰어넘는 북녘동포 돕기 운동의 물꼬가 터졌고, 그 물길은 지금도 살아있습니다. 그가 24년 기자생활에서 제일 자랑스럽고 보람있게 여기는 대목입니다. 그는 “독자의 머리에 호소하는 것보다 마음을 움직이는 게 더 중요하다, 그것이 휴머니즘”이라고 말합니다. 좋은 말이긴 하지만, 자칫 공허한 개념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그가 설명합니다.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선 훨씬 더 많은 이성적 분석이 이뤄져야 합니다. 모든 사건의 이면을 읽어내고 ‘why’와 ‘next’를 정확히 짚어주는 신문이 돼야 합니다.”

오귀환 편집국장이 강조하는 또 한가지는 ‘부드러움’입니다.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과거의 고형적 사고에서 벗어나 액체와 기체가 갖고 있는 부드러움을 배워야 합니다. 그래야 좀 더 많이 흡수할 수 있고, 시대에 적응해 나갈 수 있어요.” 그는 생각의 스펙트럼이 넓은 편입니다. 휴머니즘과 인권을 사랑하면서도 국익이나 민족의 장기 생존전략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전통적인 종이미디어 출신이면서도 한겨레 구성원 중에서 뉴미디어의 흐름을 그 누구보다 빨리 흡수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인터넷 한겨레의 초대 대표이사 이력이 그걸 말해줍니다. 이 경험을 살려 종이와 온라인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작전을 잘 짜겠다고 합니다.

“한겨레 사람들은 본질이 참 선해요. 큰 장점입니다. 이걸 잘 활용하면 세상 사람들의 마음을 다시 잡는 게 가능합니다. 여기에 도움을 주는 선배가 되고 싶어요.” 그는 “옛날엔 내 자신이 스타가 되고 싶은 욕망이 컸지만 지금은 후배들이 더 빛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선배가 되겠다”고 몸을 낮춥니다. 겸손함도 좋지만, 자신만만 야심만만한 ‘인간 오귀환’의 원형질은 계속 지켜나가길 바라겠습니다. 부드럽게 세상을 바꾸는 멋진 <한겨레>를 기대해봅니다. 고경태/ 한겨레21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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