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8.07 20:44
수정 : 2006.08.07 20:44
국제체육단체와 상업주의
국제축구연맹(FIFA)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천문학적인 중계권료·스폰서료를 챙길 수 있는 것은 스포츠라는 ‘킬러 콘텐츠’가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무한한 스포츠 수요를 갖고 있기에 이들 스포츠 상품의 소유권자인 국제스포츠기구는 텔레비전 중계권료나 후원사의 스폰서료를 엄청나게 책정할 수 있다. 시쳇말로 부르는 게 값인 셈이다.
국제축구연맹은 상업주의에 충실한 조직이다. 특히 주앙 아벨란제 회장 시절인 1970년대 중계권과 스폰서 양대 시장의 확장으로 수입을 급격히 끌어올린다. 연인원 시청자 300억명에 이르렀던 2002 한-일 월드컵에서 국제축구연맹은 중계권료로 13억스위스프랑(9600억원)을, 2006 독일월드컵에서는 15억스위스프랑(1조1100억원)을 벌었다. 독일월드컵에서는 16개 공식 스폰서들이 각 사별로 4000만~7000만달러의 현물·현금 지원을 한 것으로 보도됐다.
‘아마추어리즘’을 표방한 국제올림픽위원회도 1974년 올림픽헌장의 올림픽 참가자격 조건에서 아마추어라는 문구를 삭제하면서 상업주의로 쏠렸다. 무엇보다 1980년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위원장의 등장과 19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은 국제올림픽위 역사에서 상업주의의 중대 전환점으로 꼽힌다. 당시 대회조직위원장이던 피터 유베로스는 “관중석의 몇 만 관중보다 더 중요한 것은 텔레비전 카메라”라며 텔레비전 중계권료를 팔았다. 공식 스폰서와 마스코트 상품화 사업 등을 확립했다.
국제올림픽위는 이후 농구드림팀, 23살 이상 프로팀 선수가 참여할 수 있는 축구경기 등 좀더 흥미를 줄 수 있는 스포츠 상품개발에 열을 올렸다.
물론 국제축구연맹과 국제올림픽위는 중계권과 후원사에 대한 독점적인 권리를 보장하는 일에 철저하다. 월드컵경기장에서는 복사용지 하나라도 후원사의 것이어야만 한다. 중계권이 없는 기자들은 똑딱이 카메라로 선수 대기실을 빠져나가는 선수들의 사진조차 찍을 수 없다.
텔레비전 중계권 에이전시인 아이비(IB)스포츠의 조용노 부장은 “국제축구연맹이나 국제올림픽위가 터무니없이 중계권료를 요구하지는 않지만, 항상 이전 대회보다는 높게 부른다”며 “상대의 논리를 깰 수 있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