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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8.25 23:13 수정 : 2006.08.25 23:16

‘책과 지성’ 섹션 ‘18.0˚’에 연재
주인공 멍멍이 벌써 인터넷 스타
‘피식’ 입가에 미소 물리는 매력

신문 속 오아시스 같은 만화

신문이 가장 좋아하는 문화 장르는 무엇일까요? 소설, 또는 만화라고 답하실 분들 많을 겁니다. 맞습니다. 거의 전세계 모든 신문들이 소설과 만화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이 두가지 가운데에서는? 보통 소설은 한가지만 연재하지만, 만화는 한꺼번에 여러 종류를 연재합니다. 4칸짜리, 1칸짜리 만평, 가끔 극화만화도 연재하지요. 이런 것을 보면 만화야말로 신문들이 가장 사랑하는 장르라고 보아도 되겠습니다.

실제 독자들도 기사는 자기 관심사만 보더라도 만화는 꼭 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신문들은 더욱 만화에 신경을 씁니다. 예전에는 지금보다도 더 만화에 신경을 썼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언론이 선정적으로 보도하는 것을 흉볼 때 쓰는 ‘황색(옐로) 저널리즘’이란 말을 아시죠? 이 말이 사실은 ‘만화’ 때문에 생긴 말이랍니다.

19세기말 미국에서 〈월드〉란 신문에 〈옐로 키드〉란 만화가 연재되고 있었습니다. 리처드 아웃콜트란 사람이 그린 만화인데요, 인기가 무척이나 좋았다고 합니다. 경쟁신문인 〈뉴욕 모닝 저널〉이 이 만화가를 빼내가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 〈월드〉는 우리가 그 이름은 잘 아는 퓰리처가 운영하던 신문이었고, 〈저널〉은 허스트란 사람이 운영하던 신문이었습니다. 이 퓰리처와 허스트의 맞수 의식은 실로 대단했다고 합니다. 라이벌이 인기 만화를 빼내갔으니 퓰리처가 발끈했지요. 그래서 〈월드〉가 다시 작가를 빼내오고, 그러자 허스트도 또 발끈해서 다시 만화를 〈저널〉로 데려갔습니다. 이렇게 〈옐로 키드〉란 만화를 놓고 두 신문이 너무 심하게 경쟁한 데서 ‘옐로 저널리즘’이란 말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 의미는 이후 조금 바뀌었지만, 그만큼 신문들이 만화를 중시한다는 것을 아실 수 있을 겁니다.

우리나라 신문들도 만화에 상당히 신경을 씁니다. 독자들에게 신문 보는 맛을 더해주는 것으로 만화만큼 요긴한 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저희 〈한겨레〉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이 신문 만화에 관한 한 〈한겨레〉는 언제나 항상 그 시대 최고의 만화로 사랑받아 왔습니다.

자본과 권력으로부터 독립된 최초의 신문인 〈한겨레〉가 국민들의 성금으로 1988년 창간된 뒤 곧바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은 물론 좋은 기사와 칼럼들의 힘 덕분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못지않게 〈한겨레〉의 간판 구실을 한 박재동 화백의 ‘한겨레그림판’, 그리고 김을호 화백의 4컷만화 ‘미주알’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을 겁니다. 이런 전통은 현재 한겨레가 자랑하는 만화들인 장봉군 화백의 ‘한겨레그림판’, 김영훈 화백의 ‘세상을 바꾼 100가지 기술’, 홍승우 화백의 ‘비빔툰’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겨레〉의 자매지인 〈한겨레21〉과 〈씨네21〉이 이름을 높이는 데 조남준 화백의 ‘시사SF’와 정훈이씨의 ‘만화 vs 영화’가 큰 몫을 했던 것도 빼놓을 수 없겠죠. 그만큼 한겨레는 ‘만화에 강한 신문’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여기 〈한겨레〉가 새로운 만화를 하나 더 엄선해 독자들께 선보입니다. 매주 금요일 발행하는 ‘책과 지성’ 섹션 〈18.0▒〉에 연재를 시작한 ‘올드독의 고충상담실’(이하 올드독)입니다.

‘올드독’의 주인공은 사람 같은 개 ‘올드독’이 주인공입니다. 약간 건방지면서도 세상을 다 산 것처럼 무언가를 꿰뚫어보는 듯한 개 ‘올드독’이 인생 상담사로 나서 온갖 시시콜콜한 고민들을 풀어줍니다.(사실은 풀어주려고 하지만 잘 풀어주지는 못하고 두 손, 아니 두 발을 들곤 합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올드독’은 이미 인터넷에서는 유명한 스타입니다. 다른 만화와는 달리 잡지에 연재 않고 오로지 작가 정우열씨의 인터넷 블로그에서 시작해 스타가 된 캐릭터입니다. 주요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미니 홈피나 블로그를 꾸미도록 판매하는 그림 스킨으로도 인기가 높습니다. 올드독 다이어리도 나왔습니다.

톡톡 튀는 말맛과 그림으로 승부하는 다른 만화들과 달리 ‘올드독’은 잔잔하고 조용한 만화입니다. 그래서 웃음을 터뜨리게 만드는 게 아니라 조용히 미소짓게 만드는 게 매력이지요. 그리고 부드러운 파스텔 색상이 일품인 그림 자체가 보는 맛을 더해줍니다.

작가 정우열씨는 개인적으로도 〈한겨레〉와 인연이 깊은 분입니다. 원래는 시사만화가 주특기여서 한때 〈한겨레〉에 남북관계를 다루는 시사만화를 연재한 적이 있습니다. 원래 시사만화가였는데 어떻게 이렇게 귀여운 캐릭터를 만들었냐고요? 처가에서 기르는 15살짜리 늙은 개를 보고 올드독을 떠올렸다고 합니다. “까탈스럽고 사람에게 참견하기 좋아하고, 그리고 재미있게도 사람보다 지위가 낮다고 생각하지 않는 건방진 개였거든요. 개가 입을 열었다가 다무는데 개 입에서 꼭 사람 말이 튀어나올 것 같았어요. 보통 캐릭터들은 귀여움을 떠는데 오히려 건방진 것도 귀여울 수 있겠다 싶어서 착안했습니다.” 그런데 만화 속 올드독 얼굴은 젊은 청년이네요. 얼굴 모양은 정씨 부부가 기르는 세 살짜리 폭스테리어(사진)에서 따왔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정말 닮았습니다.

그런데 ‘올드독’에는 전담 감독관이 한 명 더 있습니다. 바로 정씨의 부인 이지은씨입니다. 정씨가 그린 만화에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들의 머리 모양, 옷차림을 ‘감독’하고, 또한 화사한 파스텔조 색깔들 배치도 점검합니다. 조금이라도 촌스러우면 가차없이 이씨의 지적이 날아간답니다. 여성 독자들을 사로잡는 섬세함이 알고보니 부부 합작의 성과였던 것이네요.

〈한겨레〉에 실리는 ‘올드독의 고충상담실’만으로는 부족하시다고요? 인터넷 올드독 블로그(http://blog.naver.com/hhoro)에 가보세요. 딴 데서는 볼 수 없는 ‘올드독’ 애니메이션도 있습니다.

구본준 bonbon@hani.co.kr /〈하니바람〉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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